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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이웃의 이야기 가득한 ‘도심재개발 현장과 어메니티 작가전’

 

“오랜 세월 속, 마을의 의미 있는 유형무형한 것들이 사라져가는 것이 아쉬워요.”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한샘갤러리에서는 지난 11일 ‘도심재개발 현장과 어메니티 참여작가전’이 개최됐다. 이번 전시는 수원지역의 대규모 재개발 현장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기록해 온 결과물 전시로 오는 17일까지 진행된다.

 

이 전시는 수원시 공공미술프로젝트 ‘사람이 있다, 미술로 잇다’의 일환으로 지난 3개월 동안 작가와 참여주민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공개하는 자리다.

 

 

이오연 작가가 3팀 기획팀장을 맡아 이끌었으며, 이주영, 한상호, 정세학, 신경숙 작가가 참여했다. 또 어시스트 작가로 문유라, 이병렬, 박상례, 강은호, 최일지, 유선자, 윤주용 등이 함께했다.

 

작가들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개발이 완료되어도 예술문화가 마을에 내제되고, 마을주민들이 한층 질적인 삶을 여가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작업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적게는 20년에서 많게는 50년까지 마을에서 뿌리내리고 살아온 주민들의 솔직하고도 다양한 이야기를 각자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며 기대를 갖게 했다.  

 

 

권선 6구역에 속하는 세지로 일대 풍경을 담은 신경숙 작가는 ‘사라지는 사람들’을 선보였다. 신 작가는 “성원아파트와 동신교회 뒤쪽으로 팔달산이 보이는 동네다. 그 골목 어디쯤 살았을지도 모르는 우리의 이웃들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아파트 게시판을 연상케 하는 작품 ‘세지로 풍경1’은 지도 앱을 통해 옛 모습과 폐허가 된 현 풍경을 상반되게 그려냈다. 어떤 것이 사라지고 남았는지 감상해달라는 작가의 말처럼 관람객들은 그 앞에서 한참 머물렀다.

 

 

수원시 곳곳 시민들의 ‘삶’은 작가들의 그림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오연 작가와 신경숙 작가는 한 그림을 가리키며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분인데 이사를 앞두고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고 입을 모았다.

 

작품 속 주인공은 지동에서 34년을 거주했으나 마을 재개발로 인해 지난해 12월 자식들이 살고 있는 용인시로 이사를 가게 된, 이상순 어르신이었다. 신 작가는 “‘반평생 살던 곳을 떠나 어찌 살꼬’하며 걱정하시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지동에서 50년 가까이 이발관을 운영한 조원이발관 주인과 이오연 작가의 세류동 ‘분회노인정 어르신들’ 모습, 이주영 작가의 재개발지역 스케치와 ‘인계동 재개발’도 눈길을 끌었다. 세지로 121번길의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 망루 그림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문방구 아저씨’를 선보인 한상호 작가는 “동네에서 문방구 주인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야심찬 사람이었다. 문방구에서 다양한 물건을 파는 그분이 마치 마술을 하는 사람 같았다”며 알록달록한 색으로 표현한 이유를 밝혔다.

 

이오연 작가는 공공미술젝트를 통해 참여작가들이 재개발현장을 담는 작업뿐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활동도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업싸이클아트 미술교실’을 통해 나무공예와 인두화, 업싸이클 아트 등 주민참여 미술문화교실을 운영하며 주민과 교감했다.

 

이 작가는 “마을의 의미 있는 유형무형한 것들을 왜 지워버리는 것인지 아쉬움이 남는다. 작업을 통해 마을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더불어 참여작가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전시를 관람하기 어려워 아쉽지만 우리가 사는 마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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