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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건설 해외건설 수주 '뚝'...대형건설사들 실적 부진 왜?

3년 연속 해외수주 1위 기록해 온 삼성물산 현재 4위
현대건설, 마이너스 10억 달러 기록하며 순위권 밖으로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 수주 급감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인 400억 달러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줄줄이 고전하고 있다.


21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211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특히 지난 3년간 해외수주 1위를 기록해온 삼성물산의 수주액은 전년 대비 77% 급감했으며, 대우건설은 96%나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56억 1730만 달러에서 올해 -10억 3490만 달러로 추락했고, 롯데건설 역시 -4610만 달러를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다른 대형사들 역시 수주 실적이 저조했다. 

 

이처럼 해외 건설 수주가 급감한 주된 원인은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와 고물가 기조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정세 등이 해외 건설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여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시장의 저조도 한몫했다. 미국 IRA법과 CHIPS법 시행 이후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줄어들면서 미국 시장의 해외 건설 수주도 감소했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토목·산업설비 공사 감소와 저가 경쟁 심화로 인해 수주가 부진했다.

 

문제는 미수금까지 늘어나면서 해외 사업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 사업 미수금 규모는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공사를 하고도 제때 대금을 받지 못해 기업들의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박용갑(민주·대전중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사업 미수금 규모는 지난 2021년 12억 달러에서 2022년 13억 5600만 달러, 2023년 13억 6300만 달러로 점차 불어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올해 해외 건설 수주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고, 주요 국가들의 자국 중심주의 기조가 강화되면서 해외 건설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타겟 프로젝트들의 일정 지연에 따라 일시적으로 해외 수주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구체적인 사업 공개는 어렵지만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협의 중이거나 사업권을 확보하고 인허가 승인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다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과 이라크 알포 신항만 추가 공사 등 수주가 4분기 이후로 예정돼 있어 곧 낭보가 전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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