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한 방안으로 농가의 ‘피트모스’ 활용을 촉진·지원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21일 오후 2시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2024 경기도 정책토론대축제’를 열고 ‘경기도 미래 친환경 축산을 위한 피트모스 활용 방안’에 관해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오수(국힘·수원9) 경기도의원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토론 패널로 하현제 송영신목장 대표와 신종광 도 축산동물복지국 축산정책과장,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윤영만 한경국립대 식물생명환경전공 교수, 이일석 돼지키움 컨설팅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탄·토탄(Peat)과 이끼(Moss)를 합친 합성어인 피트모스는 습지 식물이 오랜 기간 동안 쌓이고 분해돼 흙처럼 변한 유기물로 통기성과 탈취력, 보수력 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축산업계의 고민거리인 축사의 암모니아 가스 발생과 악취를 낮추는 데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검증돼 도를 포함한 일선 지방자치단체에서 보급·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하현제 대표는 피트모스의 실제 사용 사례를 소개하며 “축사에 피트모스를 사용한 결과, 악취가 저감돼 파리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 “가축분뇨 퇴비화에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되는 톱밥과 달리 피트모스는 2~3개월이 걸린다. 여기에 병원성 세균, 바이러스 등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축사 내 질병이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하 대표는 이같은 특장점을 가진 피트모스를 모든 축사에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축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축사 악취, 수질오염, 메탄 발생 등 축산업에 의한 환경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일반적인 축산업은 지속가능성과 거리가 멀었다”면서 “피트모스를 통해 악취 등 환경문제를 해결한다면 농업지역뿐 아니라 도시 농가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기 공급 등 별도의 관리가 필요한 피트모스의 특성을 고려해 관련 활용 사례를 종합한 매뉴얼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재작 소장은 “피트모스의 효과는 분명하지만 주기적으로 땅을 뒤집는 등 공기 공급이 이뤄지도록 해야 메탄가스가 분해된다”고 설명했다.
윤영만 교수도 “피트모스를 활용하는 방법은 일반 농가 대부분이 모르고 있다”며 “때문에 관련 매뉴얼 구축과 실효성 있는 지원 사업을 통해 피트모스가 농가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일석 대표는 “피트모스는 수분함량이 높아 겨울철에 얼어 버리는 등 여러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지자체, 공공기기관 등에서 지침 마련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 않고 있어 아쉬울 따름”이라고 했다.
피트모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축산업 종사자들의 인식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종광 도 축산정책과장은 “도는 올해 축산환경개선사업으로 농가에 피트모스를 지원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농가에서 이를 사용하지 않고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며 “피트모스 활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 비용 확대 및 유도책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하 대표는 “시중에 피트모스 외에 2만 가지의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며 “농가에서 피트모스의 효과를 확인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오수 좌장은 “오늘 논의한 피트모스 활용 방안은 경기지역을 포함한 전국에 친환경 축산 환경을 조성하도록 해 축산업 종사자와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