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당신을 좋아하는 이 마음을 숨기지 않을 거예요." "갑시다! 죽음을 향하여!" 당대를 흔든 비운의 소프라노 윤심덕이 사랑한 남자, 극작가 김우진. 이들의 애절하고도 슬픈 사랑 이야기와 그들을 지키려고 애썼던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울려퍼진다. 지난달 30일 막을 올린 연극 '사의 찬미'가 뜨거운 호응 속에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연극 '사의 찬미'는 1990년 5월 극단 실험극장의 30주년 기념작으로, 윤대성 희곡 원작을 기반으로 재창작 됐다. 1920년 격동의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이번 공연은 윤심덕을 중심으로 김우진, 나혜석과의 만남을 풀어내며 사실과 허구가 섞인 흥미로운 시나리오로 전개된다. 시대의 비운을 마주한 소프라노 윤심덕 역에는 서예지와 전소민이 맡았으며,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고민하는 극작가 김우진 역은 박은석과 곽시양이 이름을 올렸다. 시대를 앞서간 조선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역은 김려은·진소연이, 윤심덕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시대의 아이러니를 상징하는 음악가 홍난파 역에는 박선호·김건호가 캐스팅 됐다. 이외에도 요시다 역에는 김태향, 김우진의 아내 정점효 역에 박수야·고주희, 기자 역에는 허동수가 합류하며 극의
대신증권 계열사 대신자신신탁은 ‘창신 9구역 재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추진준비위원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사업지는 종로구 창신동 23-606번지 일대로 서울 도심 핵심 입지에 위치하며 청와대와 정부청사, 주요 기업 본사 및 다수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재개발 면적은 총 14만 3148㎡로 지하 5층~지상 29층 약 2700세대의 대규모 주거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창신역과 동묘앞역, 동대문역이 인접해 교통 인프라가 우수하며 낙산공원과 흥인지문공원, 숭인근린공원 등 녹지 접근성도 갖췄다. 대신자산신탁은 창신 9구역 사업 시행 초기 단계부터 전문적인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홍훈 대신자산신탁 전무는 “현재 창신 9구역을 비롯해 창신·숭인 일대 대규모 정비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종로구의 미래가치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서울 중심지라는 입지적 강점과 우수한 교통·교육·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추후 대규모 주거벨트 형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신자산신탁은 앞서 목동 13단지(3852세대)와 상도 15구역(3204세대) 등에서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며 도시정비 분
구하우스미술관이 오는 25일 2025년 한 해 동안 수집한 소장품을 공개하는 '소유x공유 구하우스 2025년도 신규 소장품전 Possession × Sharing'을 선보인다. 두 번째를 맞이하는 '소유x공유' 전시는 "예술은 소유하는 것이 아닌 공유하는 것"이라는 구정순 관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구하우스미술관은 국내 사립미술관 중 컨템포러리 아트 컬렉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관 소장 작품을 관람객과 나누는 컬렉션의 의미를 조명한다. 2025년 신규 컬렉션은 현대미술의 거장과 중견 작가, 신진 작가들의 작업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관람객들의 관람의 재미를 선사한다. 김수자, 루이스 부르주아, 신성희 등 현대미술사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도시의 이면을 기록해 온 안세권의 작업도 만나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인도네시아의 마하라니 만카나가라와 인도의 나레쉬 쿠마르 등 아시아 미술 작품도 전시돼 국내외 예술세계를 한자리에 모았다. 김윤영, 박세은, 홍원재, 연여인 등 신진 작가들의 작품은 컬렉션의 역동성을 증명하며, 주요 작가들의 예술적 성취 기록을 넘어 동시대 작가들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지지하는 미술관의 가치를 드러낸다. 동
일제시대에는 3.1운동에 참가했고 신문 연재소설 '찔레꽃'과 '밀림'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작가, 해방 후에는 공창 폐지 등에 앞장선 여성 운동의 선구자, 그리고 기독교 교회 최초의 여성 장로, 예술원 최초의 여성 회원으로 역사는 나 김말봉(金末峰 1901~1961)을 수식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첫째 남편과의 사이에 딸 하나, 둘째 남편의 전처소생 둘과 내가 낳은 세 자녀, 셋째 남편의 전처소생 셋과 내가 낳은 두 자녀, 이렇게 모두 11명의 자녀를 키워낸 어머니로서의 일생이 가장 힘들었고 또 보람도 가장 컸다. 나는 1901년 부산에서 딸 3형제의 막내로 태어났다. 그 시절 많은 부모가 그러했듯, 부모님은 아들을 바라는 마음에서 나를 말봉(끝봉)이라 이름 짓고 사내 옷을 입혀 사내처럼 키웠다. 부산 일신여학교(동래여중고) 3학년을 수료하고 상경하여 정신여학교에 편입, 1918년 졸업하고 황해도 재령 명신여학교의 교사가 되었다. 다음 해 황해도의 3.1운동 때 학교에서 독립선언서를 등사하고 태극기를 만든 죄로 경찰의 고문을 받아 한쪽 귀가 먹어버렸다. 하와이로 시집간 언니의 도움으로 1920년 도쿄로 건너가 쇼에이(頌榮)고등여학교에 편입하고 1924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가 반려동물을 통해 생명 존중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였다. 23일 경기도지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캐릭터 IP ‘머그’와 ‘모키’를 개발해 인도주의 메시지를 보다 친근하게 확산할 계획이다. 해당 캐릭터는 지난해 3월부터 약 6개월간 제작됐으며, 올해 1월 8일 특허청에 업무표장으로 정식 등록을 마쳤다. 캐릭터의 모티브는 실제 역사 속 적십자 동물 영웅들이다. 흰 강아지 ‘머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캐나다적십자사의 모금 활동에 기여한 스피츠견 ‘머긴스’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검은 고양이 ‘모키’는 미국적십자사에 구조돼 병사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고 위험을 감지한 것으로 알려진 고양이 ‘스모키’에서 착안했다. 경기도지사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명을 넘고,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새로운 소통 전략으로 캐릭터 개발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미닝아웃’ 문화가 확산되면서 인도주의 정신을 보다 일상적이고 친숙한 방식으로 전달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캐릭터는 2~3등신의 귀여운 디자인으로 제작돼 연령과 세대를 막론하고 호감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머그’와 ‘모키’는 다양한
주택 화재로 삶의 기반을 잃은 시민들을 돕기 위해 광주시가 생활 안정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특히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가구도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광주시는 ‘광주시 화재 피해 주민 지원 조례’를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기존에는 보험 미가입 가구의 경우 화재 피해를 입어도 공공 차원의 지원이 제한적이었으나, 이번 조례 제정으로 제도적 보호 장치가 마련됐다. 지원 대상은 광주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하는 시민 가운데 주택 화재 피해를 입은 경우로 한정된다. 다만 보험 가입자는 보상 중복을 방지하기 위해 제외된다. 지원 내용은 생활 재건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피해 규모에 따라 최대 50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 숙박비와 식비 등 임시 거주 비용도 최대 10일까지 지원된다. 이와 함께 재난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상담 서비스도 제공된다. 지원금은 소방서가 발급하는 화재증명원에 명시된 피해 정도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신청은 화재 발생일로부터 30일 이내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가능하며, 피해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 지원이 이뤄
설 명절 기간에 수입 농축수산물이 국산으로 둔갑해 판매된 사례가 대거 적발돼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산 프리미엄’을 노린 원산지 표시 위반은 물가를 끌어 올리는 것은 물론 시장의 신뢰를 흔드는 악덕 상술이다. 값싼 수입 식품 재료를 ‘포대갈이’, ‘상표 둔갑’ 등의 수법으로 엄청난 부당이득을 취하는 상술은 어제오늘의 부정 유통 사례가 아니다. 더욱더 정밀한 근절대책으로 이제는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금주 의원(민주당), 정희용 의원(국민의힘) 등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된 업체는 모두 1만6072곳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연간 적발률은 2021년 1.8%, 2022년 1.7%, 2023년 1.4%, 2024년 1.3%, 2025년 1.2% 등으로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설 특별 단속 기간의 수치는 2021년 4.1%, 2022년 3.5%, 2023년 4.74%, 2024년 3.3%, 2025년 3.9% 등으로 연간 평균(1.4%)보다 2.7배나 높았다. 이는 설 명절을 전후하여 원산지 표시법
설 명절을 맞아 친정집에 갔다. 북적이는 가족들로 소란스러운 틈을 잠시 벗어나 오랜만에 엄마의 방을 둘러보았다. 입었던 옷가지와 매일 쓰는 물건들이 흩어져 있었다. 작은 책상에는 펼쳐둔 성경책과 마시다 만 물컵이 놓여 있었다. 혼자 잠들고 일어나는 침대에는 엄마가 누웠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부피가 묵직한 겨울 이불이 정리되지 않은 채 한곳으로 밀려나 있었다. 나는 가만히 서서 한 사람이 머문 공간을 바라보았다. 엄마는 이 방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밤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문득, 엄마의 시간이 궁금해졌다. 때로는 짐이었고 때로는 힘이 되었을 자식들을 키워내고, 물러난 자리는 홀로 남은 방이었다. 그 방을 보며 알았다. 독거(獨居)는 공간이 아니라 고요히 흐르는 시간이라는 것을. 엄마의 방을 보고 있자니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났다. 아버지는 치매가 심해지면서 요양병원에 모셨다. 병원에 처음 가셨을 때부터 아버지는 우리를 볼 때마다 집에 가겠다고 했다. 기억은 흐릿해졌어도, 돌아가야 할 방향만은 몸 어딘가에 남아 있었던 것일까. 낯선 곳에서 혼자서 잠들고 깨어나 가족들을 하염없이 기다렸을 아버지 생각이 났다. 아버지가 계시는 요양병원에 면
지난주 도쿄 방문길에 ‘오모테산도 힐즈’를 찾았다. 일본에서 공부한 지인이 추천한 곳인데, 처음엔 막연히 유명 관광지이려니 했다. 시부야구의 오모테산도 언덕길에 위치한 ‘오모테산도 힐즈’는 주상복합 건물로, 1927년에 지어진 ‘도준카이 아오야마 아파트’를 2005년에 새로 개발한 곳이었다. 그리 높지 않은 이 건물은 언덕길 따라 길이가 약 250m 정도로 길었고, 언덕길 높은 쪽은 옛 아파트 건물 일부를 그대로 남겨 품고 있는 형태였다. 설계자가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라니, 건물 이곳저곳을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이 건물은 설계 당시 주변 가로수길과 조화를 이루도록 높이를 제한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지상 6층 지하 6층의 건물로 지어졌고, 지역의 랜드마크로 과시하는 건물이 아니라 거리 풍경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였다. 또 다른 특징은 건물 안 가운데에 언덕길 경사 그대로 약 700m 길이의 나선형 슬로프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대신 슬로프를 따라 걸으니, 마치 언덕길을 걸으며 쇼핑하는 것 같았다. 역시 안도 다다오다. 환경과 어우러지며 사람을 위하는 건물, 지역의 역사를 잇는 ‘오모테산도 힐즈’였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