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축구대표팀(감독 안종관)이 국제대회에서 심판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몰수패를 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은 26일 호주 캔버라에서 벌어진 2003호주컵여자축구대회 호주와의 풀리그 1차전에서 후반 27분께 주심의 경기 몰수 선언으로 0-2로 패했다고 대한축구협회에 알려왔다.
이날 사태와 관련, 경기를 참관한 축구협회 국제국 소속 김응수 과장은 문제의 주심이 전반 초반부터 편파판정으로 일관, 한국에 불이익을 줬다고 보고했다.
보고 내용에 따르면 주심은 후반 24분 호주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핸들링 반칙을 했는데도 간접 프리킥을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호주 수비진의 프리킥 방어 거리가 짧다고 항의하는 이명화에게 경고를 줬다는 것.
주심은 이어 한국의 프리킥에 이은 코너킥 후 호주 선수가 우리 진영으로 돌아가려던 한진숙의 유니폼을 잡고 늘어졌는데도 경기를 속행, 한국의 추가 실점에 결정적 빌미를 제공했다고 김 과장은 주장했다.
추가 실점에 분노한 안종관 감독은 즉시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였고, 골키퍼 코치가 부심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는 순간 주심이 호각을 불며 공을 들고 경기장을 떠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을 취재한 호주의 AAP 통신 기자는 편파판정 시비에 대한 아무런 언급 없이 "호주가 추가골을 넣은 직후 한국 코치가 여자 대기심인 샤론 오닐의 몸을 잡고 흔드는 것 같자 태미 옥스턴 주심이 경기를 몰수했다"고 보도했다.
주심이 심판에 대한 신체적 접촉을 금지하는 규정을 한국에 적용했다는 주장이다.
AAP 통신은 이어 "한국은 작년에도 호주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떠나겠다고 협박하다 설득당해 경기를 속개시킨 바 있다"며 한국의 판정시비가 `상습적' 행동임을 부각시켰다.
이번 파문에 대해 호주축구협회는 호주의 2-0 승리를 인정하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짓고 29일 한국과 스웨덴 경기 등 대회를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고 AAP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