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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도청내 실무자들과 "통(通)하였느냐?"

"통(通)하였느냐?"
영화 '스캔들'에서 극중 조씨부인 역을 맡은 배우 이미숙이 주인공 배용준과 전도연의 관계를 두고 한 명대사다.
이 한마디는 유행어로 퍼지면서 남녀간 불륜보다는 특히 셀러리맨과 공무원들 사이에서 상하간 업무조율이나 사업성사 순간을 표현한 '품격있는 은어'로 사용되고 있다.
'통하다'의 의미는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지만 요즘 새삼스럽게 이 영화 속 한 마디 대사가 자꾸 입가에 맴돈다.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와 도청 담당공무원, 학계 전문가들이 김문수 당선자의 공약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해석을 쏟아내며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쉽게 말해 실무진끼리 조차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민선 4기 최대역점 공약으로 내세운 '수도권규제 철폐'에 대해 김 당선자의 의중에 정통한 인수위측은 가능성을 강조하지만, 도청 관계자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도청내에선 "이상만 클 뿐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역대 도지사들이 수없이 문제점을 지적했고 현행법 개정도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경험을 앞세운다.
그 과정은 실무를 맡았던 공무원들이 가장 잘 알고 많이 안다. 그런데 당선자나 인수위를 보고 있노라면 '어째서 안 됐나'라는 '왜(Why)'에 초점을 맞춰 문제를 듣기보다는 '무조건'이라는 강박관념에 싸여있는 듯한 인상이 짙다. 공무원들의 속사정에는 귀를 기울일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하지만 경험만 앞세우는 태도도 옳지는 않다.
김 당선자는 순수 120만개 기업형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으나 인수위 내부에서조차 불가능성을 인정했다는 후문이다. 수도권규제를 풀어 만들 수 있다는 일자리 48만개 중 21만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논의내용에 대해 많은 이들이 수긍한터다.
하지만 인수위내 일자리특별위원회 관계자는 "도청 공무원이 모르고 한 말이거나, 거짓말을 했거나 둘 중 하나"라며 잡아뗐다.
뉴타운사업은 어떤가? 인수위는 부천 소사지구와 성남 태평지구를 우선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의정부 안양 수원지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청에선 '무리수'라는 말로 일축했다. 일선 시·군에선 도대체 이 사업이 뭔지도 모르거니와 관심 대상이 아직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찌됐건 소통이 있어야 조율이 있고 최종 성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일방적인 보고와 지시, 계획수립과 이행은 시행착오만 낳을 뿐이다. 인수위는 25일부터 27일까지 도정인수 최종보고서를 만든다. 그 전에 먼저 묻고 싶다. "통했습니까?"
/오흥택기자 o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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