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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부 장충식 기자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원칙에는 구성원들의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 동의가 뒷따른다.
그것은 '누구나 그렇게 생각 한다'라는 의미이며 여기에는'나도 그렇게 생각 한다'라는 개개인의 동의가 포함돼 하나의 집단성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하나의 정의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우리 사회의 규범으로 나타나며 우리는 그 규범을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인든 인정하고 따르게 된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가 동의한 사회적 정의는 반대로 우리 스스로를 구속하기도 한다.
이는 사회적 규범이 법적인 수단으로 변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제한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회적 규범은 '나도 그렇게 생각 한다'와 '너도 그렇게 생각 한다'에서 시작해 '누구나 그렇게 생각 한다'를 넘어 '누구든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라는 강제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상대성'이며 이 상대성은 때론 개별적인 것을 정당화 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온 국민의 월드컵 열기로 들뜬 밤을 지새던 지난 13일 한국은 토고전에서의 승리로 몸살을 앓았다.
경기가 끝난 거리에는 붉은색 옷을 입은 인파들은 '시민의식 부재'를 드러내며 모든 사회적 규범을 파괴했다. 이들은 이후 그 파행적 행동을 '애국심'이라는 개념으로 합리화 하려했다.
이 기간 중 축구에 열광하지 않는 사람은 마치 "애국심이 없으며 우리나라 국민도 아니다"라는 식으로 치부해 버렸다. 그러나 이런 정의에 동의하기 쉽지 않다.
월드컵 열기에 소외된 사건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부분 알려져 있다.
월드컵이 열린 지난 13일은 미군 장갑차에 의해 숨진 효선이 미선이 추모 4주년이었고, 19일은 최전방 GP 총기난사사고 1주기 추모행사가 열린 날이었다.
또 최근에는 한미 FTA 협상도 이뤄졌으며 일부에서는 그 결과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 모두가 한번 되새겨볼 여지 없이 월드컵 열기에 묻이는 것에 안타깝다. 그리고 축구로 대표되는 애국심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전혀 동의할 생각도 없다.
월드컵 취재 도중 만난 환경미화원의 얘기가 떠오른다 "축구만 잘한다고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장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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