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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노동력 바탕 건전한 봉사 활동

노동자중심 실질적 복지 예산확충에 거국적 노력

우리는 ‘노동자’라는 단어를 아껴 사용하고 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노동자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분명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하고 있음에도 그들을 두고 ‘노동자’라 부르기를 꺼려한다.
이 가운데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그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노동자’로 거듭나는 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다.
‘봉사자’라는 인식 속에서 갈등하던 서울경인지역 사회복지 노동자들. 그들은 ‘노동자’로 다시 태어나 지난달 25일 사회복지정책개선이라는 포부를 가지고 ‘서울경인 사회복지 노동조합’ 출범을 선언했다.

◇노동자들이 사회복지현장을 떠나게 만드는 열악한 환경
“우리 사회복지 노동자들은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73%에 미치지 못하는 대우를 받으면서 연.월차, 보건휴가는 시설규정에도 없고, 위탁기관이 바뀌면 고용을 위협받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현실입니다”
“‘사회복지 시설에 종사하면서 무슨 노동조합이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어두운 사회복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도 ‘노동자’라고 선언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25일 출범식에서 인사를 나눴던 서울경인 사회복지 노동조합 장대석 노조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장 위원장이 현재 근무하고 있는 안양장애인복지관을 찾았다.
정부가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1980년대 후반. 이후 많은 사회복지시설이 설립됐다. 그러나 양적 성장은 있었지만 질적 수준은 크게 미흡한 실정이라고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원광대학교 채구묵 교수는 ‘사회복지노동조합 결성의 필요성, 방향 및 전략’이라는 논문을 통해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업무의 질에 전적으로 의존되어 있기 때문에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들이 자긍심과 열정을 가지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 현실은 이와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낮은 임금, 과중한 업무부담, 비민주적 비전문적 조직운영 등 열악한 근무환경은 사회복지 종사자들로 하여금 사회복지실천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대해 번민과 회의를 느끼게 하고, 사회복지현장을 떠나도록 종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평등세상을 위한 아름다운 선택
“그동안 산별적으로 복지관노조를 만들어 복지환경 개선을 주장해 왔지만 사회복지시설의 운영규정, 예산 등을 모두 보건복지부에서 관장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들이 투쟁해야 할 상대는 정부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회복지 노조원들은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 설립을 두고 하나같이 ‘평등세상을 위한 아름다운 선택’이라고 말한다.
사회복지 노조는 앞으로 ▲서울경인지역에서 일하는 1만명의 미조직 사회복지노동자들을 하나로 묶어내며 ▲예산을 확보하지 않고 매년 단 3% 인상 혹은 동결하는 보건복지부의 부당한 지침을 깨뜨리고 ▲종교를 앞세워 노동자에게 무조건 복종을 요구하고 족벌 세습으로 운영되는 사회복지시설의 독단적 운영과 시설비리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이후 전국 단위의 사회복지 노동조합을 건설, 이를 통해 왜곡된 우리 사회의 사회복지 제도와 정책을 올바르게 바꿔나가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사회복지 노동자들은 사회복지노조라는 단일 창구를 통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혜진기자 lhj@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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