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日 만행’ 고발 영화 더 만들었으면…

김정순

 

얼마 전에 ‘한반도’라는 영화를 보았다. 남북통일의 한 단계로 경의선철도 개통식을 앞두고 이를 방해하는 일본에 맞서 대한제국 당시 체결된 모든 외교문서는 가짜 국쇄가 찍힌 허위 외교문서임을 밝히고 다시 주권을 간섭하려는 일본에 맞서 당당히 주권국가로서 자존과 국익을 찾아가는 내용이었다.
잃어버린 국쇄를 찾아 일본의 도발에 맞선다는 다소 황당한 소재이었지만 한편으로 일본에 끌려가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통쾌함이 느껴져 오랜만에 기분좋은 영화였다. 그러나 영화가 끝난 지금도 통쾌함 뒤로 가슴 한 켠이 답답함을 느낀다.
절대 권력을 가진 한 나라의 황제가 나라의 자존과 안위를 지키고자 택한 방법이 진짜 국쇄를 봉인하고 가짜 국쇄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이 답답했고, 아직도 나뉘어진 조국을 통일하는 것이 우리의 의지보다는 주변국의 이익에 의해 좌우되어야 하며, 특히 광복 6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도 아직도 일본의 자본과 기술에 좌지우지 되어야 한다는 현실이 갑갑했다.
‘영화의 구성이 엉성하다’, ‘시나리오가 매끄럽지 못하다’ 아니면 ‘너무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라는 등등의 짧은 영화평이 들렸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제작사와 시나리오작가를 높게 평가해 주고 싶다.
40대를 넘어선 세대라면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가 유태인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다룬 영화에 대해서는 거의 서 너편 이상은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직접 수용소의 만행을 경험하지 않은 전 세계인들이 유태인들에 대해서는 동정을 보내고 독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것도 이러한 반전영화를 통한 영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2차 대전의 전범국가인 독일은 그동안 꾸준히 반성의 모습을 보여준 반면 일본은 아직도 역사적 반성보다는 제국주의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영화도 유럽의 다른 영화처럼 일본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고 일본인의 잔악성에 늦었지만 심판을 내리는 영화 제작을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일본에 대해 제대로 평가 내릴 수 있는 지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한반도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지 않았나 싶어 영화제작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주고 싶었다.
김구 선생님의 글 중 ‘내가 원하는 나라’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정확한 문구는 기억되지 않지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다는 글이었다.
부강한 나라의 힘은 남을 침략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고 그 힘은 오직 국민의 생활을 풍족히 하는 것이면 되고, 오직 갖고 싶은 것은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는 높은 문화의 힘만을 가지고 싶다고 하신 내용으로 기억된다.
요즘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에는 한류열풍이 대단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문화 전반을 섭렵하는 한류가 아닌 몇 명의 연예인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것이라 아쉬운 점이 있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이 열광할 만큼의 배우가 있다는 것도 기분좋은 일이고, 오락성이지만 대중예술도 수준 높게 업그레이드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이다.
며칠 전에 광복절이 지났다. 8월은 다른 여러 가지 중요한 역사적인 소사들이 많겠지만 광복절만큼 큰 역사적인 사건이 또 있을까 싶다.
모든 속박의 굴욕을 벗겨준 광복의 의미가 김구선생님의 소망처럼 한없는 문화의 힘으로 재도약해 오천년동안 이루어온 찬란한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할 수 있는 그런 문화국민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