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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폐인에 우리가락 알리는 전령사 GVM 합창단장 임재식씨

아리랑 민요등 순회공연… 노래하는 민간 외교사절

 

그는 우리 가락 하나로 세계를 누비며 한국을 알린 민간 외교사절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머나 먼 이국땅에서 파란 눈을 가진 이방인들로 합창단을 구성, 고운 한복을 입혀 세계 유명 무대를 누비며 외국인들에게 우리 가곡과 민요를 선보여 ‘코레아’를 연호케 했다.
지난 8월17일 과천시민회관에서의 내한공연은 그들 합창단의 수준을 과히 짐작케 했다.
스페인 Grupo Vocal Millennium 합창단.
그 합창단을 세계반열에 우뚝 서게 해 한국이란 존재를 알린 장본인이 바로 합창단의 지휘자 겸 단장인 임재식(44)씨다.
과천 내한공연의 답례로 여인국 시장의 감사패를 받기위해 바쁜 일정을 쪼개 시청에 들른 그를 만났다.
“민간외교사절이란 말은 과분하구요. 다만 스페인 유학시절 한국의 위상과 인식이 너무 미약하다는 사실을 절감, 내가 전공한 음악을 십분 살려 홍보에 나선 것뿐입니다”
자신을 최대한 낮춘 말이나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여정은 간단치 않았다.
임 단장은 서울예고를 졸업 한양음대 1학년 재학 시 스무 살 먹던 해 스페인 유학길에 올랐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유학생활은 녹녹하지 않았다.
학비를 벌기위해 벼룩시장에서 장사를 했고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힘들다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려고 동분서주하기도 했다.
모든 사람의 인생전환점은 우연이란 두 음절이 말해주듯 GVM합창단 결성 또한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마드리드 시립합창단 시절 동료가 오디션으로 한국노래를 부르고 싶다기에 ‘동심초’를 부르게 했더니 잘 부르더라고요. 그 순간 무릎을 쳤지요. 바로 이거다. 훗날 기회가 생기면 스페인 가수들에게 우리 노래를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10년간의 시립합창단 생활을 청산하고 RTVE 국영방송국 합창단으로의 자리 옮김은 그 같은 계획을 구체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1999년 마침내 소원을 이뤄 합창단원 80명중 25명을 선발, 새천년의 소리란 뜻을 담긴 이름으로 그해 12월 국립극장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1부에 이은 2부는 ‘밀양아리랑’, ‘보리밭’, ‘경복궁 타령’ 등 한국 가곡과 민요로 채웠다.
“그 때의 감격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참석한 교민은 말할 것도 없고 스페인 청중들이 열광하는 모습하며 한마디로 대성공이었지요”
내친 김에 그는 유럽 등지의 음악페스티벌과 이스라엘 등지의 순회공연에 나서 한국음악을 세계 곳곳에 퍼뜨렸다.
내한 공연은 2003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먼 훗날 스페인 음악책에 ‘아리랑’이 수록되는 꿈을 갖고 있는 임 단장의 고국에 대한 바람은 지속적인 관심이다.
“나는 애국자라고는 생각지 않으나 분명한 것은 음악을 통해 한국을 알렸다는 사실입니다. 합창단의 중단 없는 활동을 위해선 고국 팬들의 성원과 격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그의 머리엔 스페인 국민들이 아리랑을 일컬어 부르는 ‘에스빠냐’가 아로새겨져 있었다.

/과천=김진수기자 kj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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