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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물들이 인간보다 훨씬 발달한 것이 자연재해에 대한 예지 능력이다. 무서운 태풍이나 폭풍우가 몰려오기 전에 해안에서 놀던 고래는 넓은 바다로 헤엄쳐 나가며, 바위틈에서 먹이를 찾던 새우는 육지로 기어오르고, 바다 위를 유유히 떠돌던 갈매기는 바위섬 틈새로 몸을 숨긴다. 격랑을 헤치고 나아가는 여객선에 끼어 탔던 쥐들은 그 배에 어떤 위험이 닥치기 전에 필사적으로 배를 탈출한다. 인간보다 아이큐가 훨씬 낮은 미물들이 죽음을 피하는 저 ‘동물적 본능’이 경탄을 불러일으킨다.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이 내년 말 대통령선거전에 앞서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를 채택하고 당의 대선후보 결정을 국민적 행사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한다. 이것은 자기 당의 후보들이 국민 지지도 면에서 뒤지고 당의 지지도도 낮은 여당으로서 국민의 관심을 끌어들이면서 대선 후보를 결정함으로써 위기에서 탈출하고자하는 고도의 전략인 듯하다.
이와 반대로 제1 야당인 한나라당의 주요 간부들은 당의 주도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정당정치의 원리에 충실한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오픈 프라이머리를 잔뜩 경계하고 있다 한다. 왜냐하면 자기 당 후보들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높으므로 집권 가능성이 높은데 구태여 모험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국민은 오픈 프라이머리가 도입되면 특정정당의 예비 후보들을 상대로 예선을 치르고, 내년 대선에서 다른 당 후보와 본선을 치르게 되므로 번거롭긴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선택할 기회를 확실하게 보유할 수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당 대의원들을 상대적으로 중시하는 방식을 통해 후보를 결정하려는 한나라당의 주류들은 국민적 예선과정을 배제함으로써 당의 기득권에 집착하고, 무사안일에 젖어 또다시 집권기회를 놓치는 게 아니냐는 당 밖의 비판에 직면할 것 같다.
과연 위기를 예감하는 능력이 뛰어난 미물들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놓고 엇갈리는 열린우리당사와 한나라당사 앞에 서면 각각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태호<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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