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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력 휘두르며 기업 운영

조직폭력배들이 양지에서 다양한 분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이들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대박을 터뜨리는 등 ‘조폭신드롬’이 일고있다. 또 기성 조직폭력배를 모방한 청소년들이 폭력조직을 결성, 사소한 일에도 폭력을 행사하고 있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경찰은 조직폭력배가 예전과 달리 양지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하고 있어 수사가 어려워지고 청소년들의 폭력행위도 도를 넘어섰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조직폭력배들의 성향과 수사현실 등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Ⅰ. 조폭의 합법화 - 우리도 기업가
Ⅱ. 전국구는 없다 - 조직의 슬림화
Ⅲ. 범죄는 날아도 수사는.....
Ⅳ. 수사는 길고 사명감은 짧다
Ⅴ. 조폭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Ⅰ. 조폭의 합법화 - 우리도 기업가
경기경찰청 폭력계와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경기도로 세력을 확장중인 ‘영등포 중앙파’ 두목 이모(46)씨 등 27명과 상대조직인 ‘신태인파’ 조직원 유모(31)씨 등 33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건설사 하청업체를 운영하며 건설현장의 이권을 놓고 서로 집단폭력을 행사하는 등 폭력을 영업수단으로 사용해오다 경찰에 검거됐다.
조직폭력배들이 최근 들어 아파트 재건축 등 건설현장의 이권에 개입하고, 사설 경비업체, 운전면허시험장 등을 차려 놓고 합법적으로 돈벌이를 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조폭의 돈줄은 유흥업소, 사창가, 사채시장, 도박장, 성인오락실 등이었다. 하지만 1990년 10월13일 노태우 정권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폭력배 소탕에 나서 1998년까지 1만1천840명이 적발돼 8천572명이 구속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이 시기에 도내 수원파 최창식씨, 남문파 차원식씨, 북문파 김찬응씨 등을 포함 서방파 김태촌씨, 부산 칠성파 이강환씨 등 전국의 내노라 하는 두목급만 200여명이 구속됐다.
재력을 가진 이들 두목급들은 출소 후 주먹만 앞세운 영업(?)은 어렵다고 판단,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유흥업소와 도박장 등 음지의 사업은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주식투자와 벤처기업, 창투사, 건설사 등 양지의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문제는 조폭들이 양지에서 사업을 하면서도 음지의 방법인 폭력을 영업의 수단으로 활용하는데서 발생한다. 투자한 종목의 주가를 올리기 위해 증권사 직원들을 협박해 작전을 하고, 벤처기업의 지분을 헐값에 강제로 빼앗다시피 한다. 또 건설공사 수주과정에서 타업체가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협박하는 등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이다.
조폭들이 대형호텔이나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물론, 영화사와 게임업체, 심지어 지방언론사까지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6월에는 옥중에 있는 서방파 김태촌씨의 지원을 받은 ‘영석이파’ 두목 이영석씨가 용산구의원선거에 출마, 당선돼 제도권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경찰은 최근에는 조폭들이 신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 조직으로 나뉘어 신문판촉, 건설공사, 상가분양,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요즘 조폭들이 내미는 명함에는 하급 조직원도 ‘OO기획 과장’ 아니면 ‘실장’이고, 중간 두목쯤되면 ‘대표’아니면 ‘이사’다. 조폭들도 드러내 놓고 합법적인 기업가 행세를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김종화기자 kj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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