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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정조와 채제공(1720~1799)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인물들이다. 채제공이 도승지였을 때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를 미워한 영조가 세자를 폐위하라는 서슬 퍼런 명령을 내리자 죽음을 무릅쓰고 반대해 세자 폐위를 막았다.
사도세자가 부친 영조에 의해 뒤주 안에서 비운의 죽음을 맞고 평민으로 강등되자 사도세자의 신원(伸寃)을 주장, 선왕 영조의 정책을 부정했다는 공격을 받아 관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정조의 부름을 받아 우의정이 되었으며 2년 후 좌의정으로 승진하면서 3년간 혼자 정승을 맡아 국정을 운영하기도 했다. 뒤에 영의정을 역임하기도 했으니 3정승을 모두 역임한 셈이다.
그 전인 1766년 정조가 즉위하자 형조판서 겸 의금부 판서로서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여한 인물들을 처단하고 공노비의 폐단을 바로잡는 절목을 마련하는 등 국왕의 정책을 보필했다.
정조의 특별한 신임을 받은 채제공은 정조가 왕권을 강화하고 정치개혁을 위해 화성을 축성할 때 축성업무를 총괄함으로써 역사 속의 중요한 인물로 남게 된다. 채제공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원침을 참배하러 간 정조가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피눈물을 흘리며 탈진하자 노구임에도 임금을 업고 내려오기도 한다.
정조대왕과 깊은 연관이 있는 수원은 채제공의 호를 따 장안문부터 화서문까지의 성안길을 ‘번암(樊巖)길’로 명명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채제공의 6대 손인 채호석씨와 종부 김혜정씨가 수원시를 방문해 보물로 지정 예고된 채제공의 영정을 비롯한 향합, 정조의 편지, 정조로부터 하사받은 부채 등 유물들을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경기도박물관, 실학박물관측에서도 손을 내민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결국은 번암과 인연이 있는 수원시에 기증된 것이다.
화성박물관을 건립한다는 소식을 듣고 두말없이 기증을 결정했다는 후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을 한 그분들을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우행<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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