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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대학사회에서 ‘선배니 후배’니 하는 호칭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배란 학문이나 덕행 또는 나이가 자기보다 앞서고 높은 사람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선배 대신에 쓰는 ‘언니 또는 오빠’라는 말은 듣기에 민망스럽다.
학생들 가운데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으면 후배라도 언니 또는 오빠라고 부르는 경우가 흔하다. 선배를 선배라 부르지 않고 이렇게 부르는 것은 대학사회의 선후배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세상이 편한 쪽으로만 변하고 있는 모습이다. 선배라고 해도 한 두 해 빠를 뿐이니 차라리 나이를 따져서 부르겠다는 생각이다. 유달리 재수생이 많은 어떤 교육대 학생은 “어차피 사회에 나가면 다 같은 선생님인데, 나이는 적은 데도 선배라고 반말하면 기분이 나쁘다.”라며 선배라는 말을 쓰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후배에게는 초면에는 ○○○씨라고 부르다가 친해지면 ‘언니 또는 오빠’로 고쳐 부른다.
80년대의 대학사회에서부터 이런 호칭 변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학생운동권에서는 다반사였다. 여자 후배가 운동권 남자 선배를 ‘형’이라 불렀는데, 이는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남자처럼 열심히 따르겠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충성스러운 후배의 대접을 받았을 법 하다.
동문수학하는 대학사회에서는 선후배의 관계가 명백하게 구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수한 사람, 삼수한 사람, 휴학한 사람, 유학 갔다 온 사람, 생일이 빨라서 일찍 들어온 사람, 군대 갔다 온 사람, 유급 당했던 사람 등등 동문들도 여러 층이 있어서 호칭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대학사회에서의 잘못된 호칭이 졸업 후에까지 이어지기 쉽다. 학문이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선후배 간의 질서는 엄격해도 지나칠 것이 없다. 특히 호칭의 분별은 지식인의 도리이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거저 생긴 것이 아니다.
문영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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