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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쟁의 시대에서 눈치는 매우 중요한 생존 수단이 된다. 동네 어린이들 중에서 빼어난 싸움꾼들의 공통된 특징은 눈치 빠르게 기선을 제압한다는 점이다. 즉 싸움을 시작할 때 기선 제압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상대방이 손발을 움직이기 전에 먼저 코를 겨냥해서 주먹을 날려 코피를 쏟게 하는 것이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상대방은 쓰러지거나, 쓰러지지 않더라도 피를 보는 공포감 때문에 엉엉 울면서 항복하거나 달아나기 일쑤다. 
유머 시리즈로 등장하는 만화도 남녀가 서로 좋아하다가 상대방에게 차이지 않는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즉 한 소년이 “나는 여자에게 차이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독자들에게 운을 뗀다. 그 방법(그림은 상상에 맡김)은 “어느 날 문득 내가 사랑하는 그녀가…/그녀가 나를 피하려 할 때…/먼저 거리를 두고…/약간 거리를 둔 후…/눈치를 살피고…/이 때다 싶을 때…/‘빡’(큰 소리가 나게)  먼저 찬다”는 것이다. 마지막 장면은 여자에게 잔인하므로 권장할 사항은 못되지만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공군사관학교 권재상(대령)·박봉규(중령) 두 교수는 지난 9일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과 미국 랜드연구소 공동 주최로 열린 ‘제9회 공군력 국제학술회의’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 및 보유로 여태껏 준수해온 ‘선수후공(先守後攻)’ 전략은 의미가 없어지게 됐다”며 북한이 핵무기 등 강력한 대량 살상무기를 사용하기 직전에 우리가 ‘선제공격’을 가해 무력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북한의 핵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군 내부의 주장이 공개석상에서 제기된 첫 사례다.
작금 한국의 집권세력은 북한을 달래서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햇볕정책 내지는 포용정책을 고수해왔다. 대북 유화주의자들은 김정일을 ‘식견 있는 지도자’로 보지만 국방을 책임진 군인들은 그를 ‘위험한 인간’으로 볼 수도 있다. 선제공격론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는 동안 유약해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 군이 전문적인 영역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신호일까? 
이태호<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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