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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과의 전쟁은 계속된다

수사는 길고 사명감은 짧다

조직폭력배들이 양지에서 다양한 분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이들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대박을 터뜨리는 등 '조폭신드롬'이 일고있다. 또 기성 조직폭력배를 모방한 청소년들이 폭력조직을 결성, 사소한 일에도 폭력을 행사하고 있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경찰은 조직폭력배가 예전과 달리 양지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하고 있어 수사가 어려워지고 청소년들의 폭력행위도 도를 넘어섰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조직폭력배들의 성향과 수사현실 등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Ⅰ. 조폭의 합법화 - 우리도 기업가
Ⅱ. 전국구는 없다 - 조직의 슬림화
Ⅲ. 범죄는 날아도 수사는.....
Ⅳ. 수사는 길고 사명감은 짧다
Ⅴ. 조폭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Ⅳ. 수사는 길고 사명감은 짧다
지난해 경찰이 조직폭력배 특별검거기간으로 설정해 특별단속을 벌인 기간은 모두 248일 이다. 1년의 3/2 이상을 조폭검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체감치안의 안정을 위해서는 조직폭력배들이 사회에서 사라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것을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현재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동향을 감시하고 있는 조직폭력배는 모두 194개파 4천52명이다. 경기경찰청도 수원 남문파, 북문파, 역전파 등 도내 25개파 576명에 대해 동향을 감시하고 있고 유흥업소 밀집지역과 사창가 등 도내 43개 지역을 관리구역으로 설정해 특별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동향감시는 상당한 기술과 노력을 요한다. 자칫 잘못하면 인권침해의 소지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폭형사는 범죄첩보수집과 범죄행위 입증을 위한 피해자 설득, 증거수집 등 장기간에 걸쳐 수사하기 때문에 인력·수사비 부족에도 시달려야 하는 것은 물론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까지 수사에 임하고 있다.
경찰생활 22년 가운데 15년간 조폭수사에 전념해온 경기경찰청 폭력계 김계진(46) 반장은 "경찰내부에서도 조폭수사가 가장 쉬운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가장 어려운 것이 조폭수사"라며 "조폭은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사명감 없이는 절대로 조폭수사를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김 반장은 또 "조폭형사가 조폭에게 칼맞아 죽으면 영광이다"며 "처자식이 보복을 당해도 운명으로 받아 들이 수밖에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 반장은 조폭들에게 가스총을 맞아 실신한 적도 있고 조폭이 사시미칼을 휘두려는 찰나에 수갑을 채워 위기를 모면하는 등 여러 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지난해 1월 경기경찰청 폭력계 김철휘(41)경장 등은 미성년자 윤락과 유흥업소 갈취 등을 일삼던 포천 '신인공위성파' 두목 박모(42)씨를 무려 6개월여 동안 추적한 끝에 태국까지 쫓아가 검거했다. 당시 김 경장은 휴가원을 내고 수백만원의 사비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경찰의 꽃'으로 불리던 조폭형사는 기피 1호가 된지 오래다. 지원자도 없고 그나마 있던 형사들도 타부서로 옮기려는 실정이다.
피해자 진술은 없고, 증거는 모아야 하지만 현실은 어렵다. 수사가 장기화될 수록 조폭형사로서의 사명감은 점점 사라져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명감으로 경찰생활을 계속할 것이냐,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구할 것이냐" 요즘 조폭형사들의 심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김종화기자 kj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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