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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죽었다가 살아날 수 있을까? 의학적인 관점에서 죽은 사람은 살아날 수 없다. 그러나 신(神)이면서 인간(人間)인 예수 그리스도는 죄인들의 구원을 위해 스스로 십자가상에서 못 박힌 채 숨졌지만 사흘 만에 살아났다. 그리스도교는 이를 부활(復活)이라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죽음을 통해 영원히 사는 부활의 실천자이며, 부활이야말로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을 이룬다.
그러나 짧은 시간(대체로 몇 분에서 몇 십분 정도)에 죽었다 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끔 의학 잡지나 대중매체에 소개된다. 학문적으로는 이를 ‘임사(臨死)’ 또는 ‘죽음의 문턱 체험(Near Death Experience)'이라 한다. 응급구조체계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약 8백만 명이 임사 체험을 한 것으로 갤럽연구소가 분석한 바 있다. 즉 자연사, 사고사, 자살 등으로 심장이 멎은 사람 중에는 짧은 시간 동안 육체와 정신이 분리된 것을 느낀 후 꿈에서 깨어나듯 살아난 경우가 있다. 
도금공장 노동자 김모(42)씨는 지난달 말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응급실에서 급성 호흡부전을 일으켰다. 그는 공장에서 지속적으로 마신 유독가스가 폐부종을 일으키며 심장이 멎고 말았다. 의료진은 인공호흡기를 달았지만 그의 폐가 크게 손상돼 쓸모가 없었다. 연락을 받고 급히 달려온 흉부외과 신재승 교수는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한편 대퇴정맥으로 관을 넣어 우심방에서 혈액을 빼내 인공심폐기(ECLS)를 작동시켜 환자의 피에 산소를 섞은 뒤 대퇴동맥으로 피를 줄기차게 뿜어 넣었다. 그 결과 심장이 정지됐던 환자는 7일 만에 의식을 찾고 폐와 심장의 기능을 회복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인간은 ‘임사’ 차원에서 잠시 죽었다가 살아날 수는 있지만 언젠가는 영원한 죽음과 마주쳐야 한다. 따라서 현명한 사람은 사후의 심판을 두려워하거나 ‘임사’한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죽음을 간접체험하면서 단 한번 누리는 삶을 경건하고 아름답게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 이것이 죽음을 넘는 길이다.
이태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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