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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라디오 뉴스를 듣다가 문득 그가 떠올랐다. 임병무 시인.
그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다. 그의 할아버지 임면수 선생은 일제시대 만주에 설립된 신흥무관학교 교장을 지낸 유명한 항일투사였다. 신흥무관학교는 독립군 장교를 양성하는 일종의 사관학교로서 이곳 출신 독립군 간부들은 죽음을 두려워 않고 용감하게 전투에 임했다.
하지만 이제 50대 초반인 임병무 시인은 대부분의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마찬가지로 평생을 가난하게 살아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에는 3차례의 뇌수술도 받았다. 그 후유증으로 아직까지 직장도 잡을 수 없어서 집안 형편이 말이 아니다. 얼굴에 늘 수심이 가득하다.
필자 주변에는 임병무 시인 말고도 몇몇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경제적으로 궁핍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독립유공자 예우에 대한 법률이 개정됐다. 개정된 법률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기관은 매점이나 자동판매기의 설치를 허가, 또는 위탁하는 경우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 또는 가족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이를 우선적으로 반영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독립유공자에게 공공기관 매점 등의 운영권을 준 곳은 전국적으로 손꼽을 정도라는 것이다. 공공 기관들은 각종 이유를 들어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신청을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힌 생활을 하기 때문에 질 높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었고, 이에 따라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특별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독립유공자들을 제대로 예우하지 못하는 국가… 친일파 후손들이 득세를 하고 정작 국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유공자와 그 후손들을 모른 체 하는 나라에 애정을 갖고 충성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임병무 시인의 얼굴에서 수심이 걷힐 날은 언제쯤일까?     


우행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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