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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여성의 몸은 예술의 소재로서 단연 으뜸을 차지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누드화 또는 누드사진은 팬들의 시선을 자극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뇌쇄시키는 주인공들이 아니던가. 여성의 몸을 논할 때 예쁜 얼굴에다 ‘8등신’이란 기준이 오랫동안 통용되었다. 그것은 키가 얼굴 길이의 여덟 배 되는 몸매를 가리킨다. 이러한 산술적인 표현과는 상관없이 늘씬하고 탄탄한 몸을 가진 ‘8등신’ 미녀는 뭇 남성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최근엔 ‘8등신’이라는 평면적인 도식에 싫증을 느낀 팬들에게 ‘S라인’이란 입체적 체형이 등장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것은 옆에서 볼 때 가슴이 S자의 왼쪽 볼록면처럼 솟고, 허리가 S자의 가운데 부분처럼 휘며, 엉덩이가 S자의 오른쪽 볼록면처럼 큰 여성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S라인을 지닌 연예인으로는 김혜수, 김지수, 현영, 하지원, 김아중 등이 거론되며, 외국에서는 비욘세, 머라이어 케리,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이 손꼽힌다.
그러나 몸매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이 완벽한 S라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몸매 못지 않게 고단백 저칼로리의 식단으로 바꾸고, 유산소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며, 가슴, 허리, 엉덩이의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비만클리닉 또는 생활스포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성들이 S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쏟는 비지땀과 고통을 상상하면 '아름다움은 제2의 창조'인 것 같다.    
나는 산에 오를 때 가끔 가늘고 힘찬 용(龍:산의 흐름을 뜻하는 지리학 용어)이 눈에 띄면 지인들에게 봉요학슬(蜂腰鶴膝) 즉 벌의 허리와 학의 무릎처럼 가는 것이 으뜸이라고 설명한다. 언젠가 우리 일행 중에 뚱뚱한 여성이 등산모임에 처음 왔다가 내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빴는지 다시는 안 온다. 우리는 지성미(知性美)를 중시하거나 몸매에 신경을 안 쓰는 여성들을 감안하여 ‘S라인’이나 ‘봉요학슬’이란 표현을 할 때는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태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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