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중국민족은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며 모든 것이 중국에서 전세계에 퍼져 나간 것이라고 생각하는 중화사상(中華思想)의 신봉자들이다. 중국인들은 자기 나라 주변의 나라를 동이서융남만북적(東夷西戎南蠻北狄) 즉 4개의 야만국이라 칭했고, 동양철학의 기본이 되는 역경(易經)을 창안했는가 하면 풍수지리학을 정립하면서 곤륜산(崑崙山)을 정기(精氣)의 기점으로 삼았으며,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해 동북삼성을 근거지로 한 역사를 모조리 자기 나라 역사에 편입시키려 하는 등 이 사상을 넓고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해 12월 29일자 보도에서 몽골 제국의 창시자이며, 아시아와 유럽의 대부분을 정복한 세계 최고의 영웅 칭기즈칸을 ‘중국인’으로 만들려 하고 있으며 이러한 태도는 중국 안에서조차 역사적 사실을 뻔뻔스럽게 오용(blatatent abuse)하는 것으로서 불쾌해 하는 정서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칭기즈칸의 중국인화 시도의 근거로 중국의 내몽고 지역 관리와 역사학자의 주장을 인용했다.
역사적으로 몽고족의 후예인 칭기즈칸은 그 아들들과 함께 세계를 정복하여 몽골제국을 이룩했으며 사후에는 아들 쿠빌라이가 1271년에 세운 세운 원(元)나라의 태조로 추존되기도 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원은 중국이 이민족에게 점령당한 패배의 역사다. 그러나 중국민족은 몽고족이 중국민족에게 빨려 들어온 것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어떤 여인이 기골이 장대한 남성에게 능욕을 당하고도 “그 사람 거시기가 내 몸 안으로 들어왔으니 내 꺼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중화사상에 젖어있는 중국인들이 동북공정을 감행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관리들과 이른바 진보적 지식인들은 스포츠 경기장에서 태극기를 접어둔 채 흰 바탕에 하늘색으로 칠한 ‘한반도기’란 것을 흔들며 환호한다. 민족의 동질성을 강조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우리의 영토와 역사를 축소 왜곡하는 이러한 발상은 칭기즈칸까지 자기 나라 사람으로 만들려는 중국 민족의 야심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 같은 느낌도 든다.


이태호 <논설실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