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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대학교 유니버시티 칼리지(UCL) 연구팀은 650개 이상의 같은 형상을 스크린으로 보여주고 이 가운데 다른 형상을 고르게 한 실험에서 1초 미만의 판단 시간만 주어진 피조사자들의 정확도는 95%였으며, 1초 이상 생각할 시간이 주어진 응답자들의 정답률은 70%에 그쳤다는 실험 결과를 1월 9일 발표했다. 이 학교의 자연지능실험실 실장 리자오핑은 “힐끗 본 것 같은 게 사실은 무리 가운데서 독특하고 특이한 특징을 잡아내는 본질적인 무의식의 탐지 기술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고등종교에 ‘화살기도’란 것이 있다. 이것은 화살을 쏘듯이 순식간에 단순한 말로 기도하면 하느님이나 부처님이 잘 알아듣는다는 소문을 반영하고 있다. 가수 조성모가 부른 ‘화살기도’란 노래는 “잊혀지게 해달라고/ 단 한 번에 잊혀지게/ 아니라면 의미 없는/ 삶을 끝내달라는 기도만...”에서 느낄 수 있듯이 가버린 그대를 잊고싶은 소망을 담고 있다. 1985년 전남 나주에 발현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는 매일 잠에서 깨어나서 활동하다가 잠이 들 때까지 매순간 회개하고 감사해야 한다는 뜻에서 ‘생활의 기도’를 권한다.
우리나라의 정치인 가운데 순간적인 판단에 의존하고 그것을 즐겨 이용하는 능력이 출중한 사람을 꼽는다면 노무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는 막말을 예사로 하고, 튀는 행동을 자주 하면서, 가만히 여론을 살피다가 1월 9일 갑자기 개헌카드를 던져 정치판을 주도하려 하고 있다. 노대통령은 이 구상이 자신의 맘대로 안 되면 대통령 퇴진 카드를 내밀어 대선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야당을 뒤흔들면서 60일 내에 선거를 치르게 해 자신의 배짱에 맞는 후계자를 당선시키려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찰나의 판단이나 재빠른 행동이 만능은 아니다. 그것은 당장에는 일정한 효과를 발휘할지 모르지만 역사의 도도한 흐름, 인간과 사회와 종교의 대국(大局), 고급 학문 또는 위대한 전쟁에서는 그 의의가 미세하여 상론할 가치가 없을 수 있다.
이태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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