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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는 우울증은 2020년쯤이면 세계 각국의 모든 연령에서 나타나는 질환 중 으뜸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국 노동연구원이 2006년 7월부터 12월까지 전국 45세 이상 남녀 1만255명을 컴퓨터 이용 대인 심층면접으로 조사한 결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남자의 경우 45세-59세 17.84%, 60세 이상 32.02%, 여자의 경우 45세-59세 24.66%, 60세 이상 47.41%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의 일종인 우울증의 원인은 여러가지다. 특히 우리나라의 장노년층은 예측불허의 사회환경과 정치적 요소들의 충돌, 핵가족화 현상과 명퇴연령의 저하, 노령화의 급격한 진행, 인생과 사회의 선배들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은 개혁 주도세력들의 경거망동 등이 중첩적으로 작용하여 사회의 중심부에서 축출되고 있다. 심지어 국민 참여정부의 실세들이 자기들과 코드가 맞지 않은 장노년층을 ‘한물 간 세대’ ‘수구꼴통’으로 매도하기까지하니 이 땅의 장노년층은 어찌 우울하지 않을 수 있으랴.
일본은 은퇴한 전문직 종사자들 중 각 분야에서 특출했던 인물들을 여러 곳에 회장, 명예회장, 고문, 상담역 등으로 잘 모시는 대표적인 국가다. 인생에서 산전수전을 겪고, 전문직종에서 우여곡절을 이겨내면서 지혜와 용기를 터득한 원로들은 1년에 몇 차례, 아니 몇 년에 한 차례의 결정적인 조언으로 그 정당, 단체, 회사를 위기에서 구하거나 발전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데 기여한다. 미국도 6.25 전쟁의 영웅들을 80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분쟁지역에 촉탁이나 고문으로 상주시켜 활동하게 하고 국가적으로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들의 종합적인 판단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직장에서 일찍 물러난 우리나라의 장년층은 성장해가는 자녀들의 교육비 마련에 고심해야 하고, 낯이 부끄러워 집안에서 쉬기조차 어렵다. 정신과 육체가 쇠퇴해가는 노년층은 아파트 경비직을 구하기도 어렵기에 무료로 승차할 수 있는 지하철을 옮겨타며 시간을 보내거나, 독한 술을 안주고 없이 마시고 우울한 독백을 토로한다. 우리 사회는 ‘나이 먹은 게 웬수’라는 장노년층의 소외감과 탄식을 사회안전망 속에 흡수해야만 우울한 사회를 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태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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