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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열이라는 사람이 있다. 50대 중반의 아주 고집 센 사람이다. 그가 24년째 이끌어오는 연극 집단의 이름은 ‘극단 성’이다.
“수원연극의 자존심을 걸고 한판 승부를 건다!” 아놀드 후가드 작 ‘아일랜드’(김성열 연출), 안톤 체홉 작 ‘곰’(이기련 연출)을 동시에 한 무대에 올리면서 그가 공연 리플릿 표지에 올렸던 글이다. ‘수원연극의 자존심’을 표방했던 그 연극이 지난 1월31일로 두 달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두 편 동시 상연에 6천원이라는 저렴한 관람료...기획도 좋았고 작품도 참 잘 만들었다. 이들이 진정으로 고마웠다.
필자는 이 기간에 두 번 팔달문 옆 드림 시어터라는 영화관 지하에 있는 소극장에 갔었다. 그러나 두 번의 방문 중에 연극은 한번만 볼 수 있었다. 한번은 하필 관객이 없어 공연을 하지 못한 날이었다. 배우들이 분장을 마치고 무대 뒤에서 오랫동안 관객을 기다렸어도 객석은 텅 비어 있었다. 그 날 필자는 배우들과 근처 통닭집에서 생맥주를 마셨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지역 연극의 현주소이다.
극단 성은 수십 년째 수원에서 소극장 연극을 지켜오고 있는 연극집단이다. 극단 성은 한때 수원시민회관이 터져나갈 정도로 많은 관객을 모은 적이 있는 극단이다. ‘햄릿’을 공연할 때였는데 하도 많은 관객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취재하러 갔던 문화부 기자들이 ‘본분을 망각하고’ 관객정리와 입장권 판매까지 도운 일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소극장을 찾는 이는 드물다. 배우들의 호흡소리를 지척에서 듣고 땀 냄새까지 맡을 수 있는 매력이 있음에도.
공연 마지막 날인 1월31일 지역의 문화예술인 몇몇이 서운함을 달래고자 이른바 ‘쫑파티 번개’를 만들었다.  연출가 이기련, 김성열, 그리고 배우 표수훈, 김태민, 황금실, 노시홍, 이은미의 이름을 부르며 밤늦게까지 통음했다. 경기지역에서 소극장 연극이 계속되기를 기원하면서.
우 행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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