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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은 성 발렌타인데이다. 성 발렌타인데이는 로마 황제 클라디우스가 젊은이들이 입대하여 죽으면 후환을 남기지 않기 위해 결혼금지령을 내린데 대해 발렌타인 신부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허용했다가 처형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라는 설과 영국에서 새가 짝을 짓는 것을 기념하는 날이라는 설이 있다. 유래야 어떻든 발렌타인데이는 연인들의 날로 인식되고 있다.
서양의 연인들은 이날 축하 카드를 보내 “나의 발렌타인이 되어주세요” 라고 청한다. 상점들은 이날이 오기 전부터 발렌타인 용품과 장식을 판다. 아직 이성으로서의 사랑을 하기 이전의 초등학생들도 하트와 레이스로 교실을 장식한다. 발렌타인데이 선물로는 아주 달콤하고 맛이 독특한 초콜릿이 으뜸이다. 이밖에 사탕, 과일, 꽃, 옷 등도 이날을 중시하는 연인들이 즐겨 찾는 품목들이다.
필자는 1960년대에 대학을 다니면서 외국인 영어 강사에게 성 발렌타인데이에 관한 흥미진진한 설명을 듣고―당시는 발렌타인데이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을 때였음―폭넓은 견문(?)을 과시하기 위해 다른 외국인 교수가 복도를 지날 때 “성 발렌타인데이를 축하합니다!”라고 영어로 인사한 일이 있다. 그러자 그 교수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당신은 아일랜드 사람입니까?”라고 묻는 것이었다. 나는 얼굴이 붉어진 채 아무 대꾸도 못했다. 그 교수는 성 발렌타인데이란 사람들이 많이 아는 특별한 날이 아니라 아일랜드인들이 유난히 밝히는 날에 불과하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지구촌’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정착한 탓일까. 이제는 우리나라의 많은 연인들이 2월이 되면 발렌타인데이를 애타게 기다린다. 상인들은 새해로 들어서자마자 백화점, 수퍼마켓, 일반 상점 등을 가리지 않고 발렌타인데이 특수(特需)를 올리려고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국내의 외국인들은 발렌타인데이에 관한 한국인들의 관심이 ‘세계 정상급’이라 한다. 굳이 발렌타인데이가 아니라도 아름다운 사랑이 싹트고 꽃피는 날 사람들은 가슴 설렌다.
이태호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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