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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말쯤이었던가? 한 그릇에 1만 원이나 한다는 일본 라면 집이 서울에 등장해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우리나라 분식집에서 끓여 파는 라면 한 그릇에 1천원 정도할 때였다. 물론 한국 라면은 봉지에 들은 인스턴트 면이고 당시 문제가 된 일본 라면은 생면에다가 국물도 고기나 뼈를 삶아 우려낸 것이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그 라면 집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아야 했다. 우리 정서상 일본 라면이라는 점도 비판적 요인으로 작용했으리라. 그 때 한국 사람들의 뇌리에 새겨진 일본의 인상은 엄청나게 물가가 비싼 나라라는 것이었다. 그 후 문화유적 답사, 행사 참석, 취재 등 여러 가지 일로 자주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예의 만 원짜리 일본 라면도 먹어 보고, 우동도 먹어봤다. 이런 음식들은 대략 1천 엔 안팎이면 먹을 수 있는 것들인데 환율이 10배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 돈을 쓰기가 겁이 날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은 날이 갈수록 한국물가와 일본 물가의 차이가 별로 없다는 거다. 오히려 어떤 품목의 가격은 역전 현상이 일고 있다. 엔저(円低)현상이 심화된 요즘은 특히 더 그렇다.
따라서 한국의 물가나 일본의 물가나 거기서 거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여행객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금요일에 퇴근해서 야간 비행기나 배로 일본에 가서 구경하다가 월요일 새벽에 한국에 돌아와 출근하는 이른바 ‘밤 도깨비 여행’ 상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머지않아 한국에 오는 일본인 관광객 보다 일본행 한국인 관광객 수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이만큼 심각하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국민 소득은 2만 달러에 턱걸이 했지만, 서울의 소비생활은 3만~4만 달러 수준의 국제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한단다. 물가가 비싸기로 소문난 동경과 뉴욕에서 온 방문자들조차도 서울의 물가에 혀를 내두른다니 여러모로 걱정스럽다.
우 행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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