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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조의 히말라야 여행기<2>

‘시간여행에서 길을 잃다’-낯선듯 눈에 익은 카트만두의 낭만

 

◆카트만두의 겉을 핥다

 

히말라야로 가는 루클라행 비행기 표를 끊고, 모조품 뿐

 

인 등산 장비점에 들렀다.

대충 가져오긴 했지만 생각보다 추위가 심할까봐

오리털 파카와 소품 몇 가지를 샀는데 짝퉁인 주제에 싸지도 않다.

한 참을 흥정한 뒤에야 가게를 나왔다. 네팔에서 공산품은 많이 비싸다. 산업이 미약해서 ‘짝퉁’이라도 가까

 

운 인도 등에서 수입한 것을 여행객을 대상으로 파니 쌀 수가 없을것이.

오후에는 다른 분들이랑 택시를 빌려 가까운 유적지(세계문화유산) 몇 곳을 돌아보게 되었다. 관광이란 게 겉 만보고 돌아다니는 것 같아 맘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모르는 지역을 눈에 익힐 겸 따라 나섰다.

보우더나트(불교사원)-파슈파티나트(힌두사원:화장터)-파턴(중세도시) 덜발광장-카트만두 덜발광장(시내에 위치한 구, 왕실광장)-스와얌부나트(불교사원:몽키템플)를 돌아오니 해질녘이 되었다.

역시 할 짓이 아니다. 여행자는 모름지기 느리게 움직여야 하는데…. 한군데를 하루 이틀 이상씩 시간 내어 들러도 모자랄 일을 후다닥 돌아보느라 머릿속에 남겨진 게 없다. 오늘 하루가 너무 바빴다는 기억만 남는다. 시간 나면 혼자 천천히 다시 돌아봐야 할까보다.

 

오후에는 다른 분들이랑 택시를 빌려 가까운 유적지(세계문화유산) 몇 곳을 돌아보게 되었다. 관광이란 게 겉 만보고 돌아다니는 것 같아 맘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모르는 지역을 눈에 익힐 겸 따라 나섰다. 보우더나트(불교사원)-파슈파티나트(힌두사원:화장터)-파턴(중세도시) 덜발광장-카트만두 덜발광장(시내에 위치한 구, 왕실광장)-스와얌부나트(불교사원:몽키템플)를 돌아오니 해질녘이 되었다. 역시 할 짓이 아니다. 여행자는 모름지기 느리게 움직여야 하는데…. 한군데를 하루 이틀 이상씩 시간 내어 들러도 모자랄 일을 후다닥 돌아보느라 머릿속에 남겨진 게 없다. 오늘 하루가 너무 바빴다는 기억만 남는다. 시간 나면 혼자 천천히 다시 돌아봐야 할까보다.

 

 

보우더나트에서 한 분이 구걸하는 소녀에게 돈을 준 모양이다. 다른 사람이 와서 자기도 달라고 조른다. 친구 분이 눈치 채고 다그치니 500루피나 줬다고 한다. 대략 만 원 정도인데, 빈곤한 사람들이 한 달 넘게 살아갈 큰돈이다. 아기를 안은 소녀가 구걸하는 것을 안쓰럽게 여겼나 보다.

친구에게 혼이 나는 와중에도 손 벌린 여인이 ‘마니(Money), 마니(Money)~’하며 떨어지질 않는다. 처량하게 보이려고 옆집 아이라도 빌려서 업고 나오는 게 인도나 이곳에서 구걸 하는 사람들의 행태고 수없이 많다. 한 사람에게 주면 여러 사람이 몰려오고 피해다니는 것도 고생스럽다. 몰라서 한 행동이 다른 사람까지 불편하게 했으니 본인도 속이 상한 모양이다.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구걸에 나서는 게 어디 이곳뿐일까? 여성이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아랍의 몇 몇 나라에서는 버림받은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구걸 말고는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앵벌이 하는 아이들이 있고, 하루 한 끼를 줄서서 때우는 노숙자들, 도시에서 버림 받은 늙은이들이 있다. 차별 있는 세상에서 구걸 없는 삶이 가능한 걸까?

파슈파티나트 입구의 매표소에는 소가 엎드려 있어 한 쪽으로 비킬 때까지 기다려 겨우 표를 샀다. 앞서 보우더나트가 덩그러니 도움형 사원 하나 있던 것과는 달리 크고 오래된 맛이 난다.

여기저기서 화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위 카스트에 속한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다리를 경계로 위, 아래에서 화장을 하는데 연기가 뿌옇게 하늘을 덮고 있다. 미처 다 타지 않은 시신을 강으로 쓸어내고 있었는데, 1천년 이상의 세월 동안 강가에서 태우고 쓸어 보냈으니 물색이 탁한 것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거다. 불타는 옆에서 몸을 씻는 사람이 있다. 화장을 맡은 이가 몸을 정갈히 하는 과정이다. 파턴은 카트만두, 박타푸르와 함께 3대 중세 도시(세 곳 모두 왕실 광장인 덜발 광장이 중심에 있다)인데, 택시타고 하루에 여러 곳을 도는 통에 제대로 구경할 시간이 없어 아쉬웠다.

어디나 그렇듯이 붉은 벽돌을 구워 만든 도시이지만 단아하고 가지런한 모습이 사진기를 들게 만든다. 한 쪽에서 쿠꾸리(전통칼-구부러진 안쪽에 날이 있다)를 파는 아이에게 혹해서 바가지인줄 알면서도 250루피 주고 하나를 샀다.

 

 

 

원숭이가 많아 몽키템플이라고 불린다는 스와얌부나트는 숲으로 둘러싸인 좁고 가파른 계단 위에 있다. 저 계단을 어찌 오를까 싶다. 한 발이라도 헛디디면 또 어찌될까? 올라와서 내려다보니 카트만두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토록 큰 도시였나? 넓은 분지 위에 집들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몽키템플 주위에는 꽤나 있음직한 집들이 있고, 도심에는 빈민가가 모여 있다.

우리나 이곳이나 있는 사람들이 좋은 공기 마시고, 정취가 좋은 곳에 자리 잡기는 매 한가지다. 듣자하니 우리와 유사한 종족인 티벳계(티베탄-히말라야 언저리에 많이 산다)의 사람들이 부지런하고, 히말라야의 여행객을 상대로 돈을 많이 벌어 카트만두의 좋은 위치에 멋진 집을 많이 짓고 산다고 한다.

◆중세도시의 풍취를 간직한, 박타푸르

시내 어귀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좁아터진 미니버스(로컬버스)를 탔다. 865년에 처음 건설되었고, 16세기 중엽부터는 네팔 분지의 중심도시, 농산물 집산지, 전통공예지로 성장한 박타푸르는 카트만두의 동쪽에 있다.

카트만두 분지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수도와 떨어져 있어서인지, 조용한 중세도시의 풍취를 간직하고 있다. 광장을 중심으로 배치한 궁전·힌두사원·스투파(탑 모양의 화장묘) 등은 경계를 두지 않으면서도 가지런하다.

 

 

 

두 세 곳의 광장을 헤매 다니며 구경을 했는데, 사전에 별로 공부 없이 와서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잘 가지 않는다. 여러 신상과 전통문양, 섬세한 나무 조각과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건물을 보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골목마다 수공예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탕카(티벳불교의 두루마리 불화)와 만다라(밀교에서 발달한 도형 불화)를 그리는 사람들, 광장 여기저기에 도자기를 널어놓고 말리는 사람들을 구경하는데 한동안 시간을 보냈다.

미로처럼 난 뒷길을 따라 걸으며 소꿉장난 하는 아이들, 머리 감는 여인과 빨래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 사는 모습을 구경하는 게 역시 제 맛이란 생각이 스친다. 여기의 사람이 사는 집들도 카트만두의 도심처럼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은 쓰러지는 것들이 많다. 우리 같으면 벌써 허물었어도 여러 번 허물었을 것이다.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전체적으로는 너무 한산해서 사람들이 다 어디 있는 지 궁금할 정도다.

돌아와 어선 쵸크(시장)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다녔다. 시장 통을 지나는데 구석에 쪼그리고 찌아(밀크티)를 파는 아줌마가 눈에 들어온다. 때 묻은 주전자에 연신 물을 끓여내고 있다.

어린 시절 학교 앞 귀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연탄불에 국자를 얹어 ‘뽑기’를 만들던 아줌마가 언뜻 떠오른다. 지저분함이 눈에 익어 한잔을 사마셨다, 맛은 좋은데 달다. 시장 여기저기로 배달까지 하는 걸 보니 부부가 함께 하는 다방인 거다.

 

 

◆네팔에도 한국인이 모이는 곳이 있다.
낯선 여행길에 한국인을 만나면 절로 반갑다. 다행스럽게 카트만두의 타멜거리에는 한국인 게스트하우스 ‘짱’이 있다. 값도 싸고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원하는 일도 쉽게 도와준다. 트리뷰반 공항에서 호텔 ‘마낭’을 찾아오면 된다. 호텔 마낭의 맞은편 작은 골목에 ‘짱’이 있다.


■인터넷 : 네팔짱 (www.nepal-jjang.com)  전화(한국에서 걸 때) : 001-977-1-4700015 , 470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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