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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행 <객원논설위원>

1996년인가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정명훈 씨가 수원시향을 객원지휘한 일이 있었다. 경기도문화의 전당은 입추의 여지없이 많은 관객들로 가득했고 관객들은 정명훈씨의 손짓 하나에 숨을 죽였다.

음악을 잘 모르는 필자지만 10년이 넘은 그 때의 충격과 감동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는 오케스트라만 지휘한 것이 아니었다. 등뒤 객석의 청중까지 뒷모습으로 지휘를 하고 있었다. 그의 예술혼이 전신에서 뿜어져 나와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객석을 채웠다. 당연히 연주는 감동적이었다.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연주가 끝났지만 기립박수는 그칠 줄 몰랐다.

관악기를 연주한 한 단원은 연주가 끝난 뒤 이어진 다과회에서 “제 평생에 이렇게 감동적인 연주를 처음 해 봤습니다. 아, 이것이 진정한 클래식 연주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라고 토로했다. 지휘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해준 연주였다.

‘클래식 음악의 전도사’ 금난새씨도 수원시향 상임지휘자로 꽤나 오랫동안 지휘봉을 잡은 적이 있다.

금씨는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이끈 공로자로 국민적 인기가 높다. 1077년 카라얀 국제콩쿠르에 입상하면서 지휘자로 알려졌으며 이후 국립교향악단, 상트페테르부르크필하모닉, 유러피안마스터오케스트라, 수원시향 등의 지휘자를 역임하고 현재는 경기도립오케스트라와 유라시안필의 지휘자를 맡고 있다.

금씨는 특히 1994년부터 6년간 ‘해설이 있는 청소년음악회’를 열어 ‘전회 매진’이라는 미증유의 기록을 세우면서 지휘자로서의 명성을 한층 드높였다. 그의 음악회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요즘 그에 대한 구설이 자주 신문지면을 장식한다. 경기도립오케스트라 단원 대거 해촉으로 비롯된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것이다. 지휘자는 음악만 잘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금난새씨지만 정작 음악인들과의 갈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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