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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객원 논설위원>

역사상 서양과 동양의 빼어난 미녀로서 세상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사람은 서양의 클레오파트라와 동양의 양귀비일 것이다. 기원전 50년을 전후하여 살았던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타고난 미모를 무기로 로마의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차례로 유혹하고 그들의 정부(情婦)가 되어 막강한 권력을 장악했다. 동양적인 미의 상징이었던 양귀비는 기원 후 700년 대에 살면서 당나라 현종의 부인이 되어 사치와 권력을 한 몸에 누렸다.

요즘에는 미녀들이 권력자들의 주변보다는 인기 직종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영화배우, 탤런트, 가수 등 예능 분야에 세기적 미녀들이 집중하는 것도 그러한 분야에 팬들이 많이 몰리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팬들은 어떤 연예인이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소질을 갖춘 데다 얼굴이 예쁘고 몸매마저 뇌쇄적이면 사족을 못 쓰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시선을 끄는 얼굴은 계란형이요, 왕눈이어야 하며, 빛나는 몸매는 S라인이거나, 개미처럼 가는 허리여야 한다는 등 갖가지 기준이 족출한다.

최근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연구진이 미인대회의 최종 후보에 오른 24명과 일반 여성 115명의 신체 치수 등을 분석한 결과 ‘이상적인 몸매’를 가진 여성은 평균 키가 5피트 9인치(약 1m74cm)였으며, 허리둘레는 가슴의 76%, 엉덩이의 70%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기에 해당되는 미녀는 영화배우 크리스천 베일과 슈퍼 모델 나오미 캠벨이라고 이 신문은 전한다.

하지만 ‘이상적인’이라는 수식어 또한 주관적인 미의 한 기준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여성의 상품화를 반대한다고 외치며 1980년대까지 존재했던 이화여대의 메이퀸 제도를 없앤 학생들이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반대하는 일단의 여성운동가들은 매혹적인 몸매를 가진 여성을 경시 또는 홀대하면서 지성미를 강조하거나 노동하기에 적합한 통통한 여성을 높이 평가한다. 이 같은 관점에 서면 자신의 몸매가 ‘이상적’이라고 믿는 여성은 모두 미녀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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