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이태호 <객원 논설위원>

오락 중에서 세계 최고의 반열에 드는 것은 무엇일까? 한 농담가가 대답한다. “서서 하는 오락으로는 골프가 최고요, 앉아서 하는 오락으로는 마작이 최고며, 엎드리거나 누워서 하는 오락으로는 섹스가 최고다.” 인터넷에 ‘골프와 섹스의 공통점’이란 유머도 나돈다. 그 내용은 잔머리가 통하지 않는다, 즐거운 여행이다, 고수는 침착하고 하수는 서두른다, 고수는 공간을 넓게 쓰고 하수는 좁게 쓴다,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는다, 너무 빠지면 순식간에 인생을 망친다는 것 등이다.

골프가 우리나라에서도 급속히 번지고 있다. 조금 과장하면 ‘메뚜기 이마보다 좁은 땅’에서 정부가 골프를 권장하고, 정치인이나 사업가들이 업무의 연장으로 골프채를 휘두르며, 돈이 많은 부인들이 사교의 일환으로 골프를 치고, 각급학교 학생들도 골프를 학과목으로 배우는 경우가 늘고 있으니 골프장이 부족하기 마련일 것이다. 업자들은 산을 마구 허물어 골프장을 만들고, 잔디에 농약을 쏟아 부어 수질오염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다가 ‘골프공해’ 또는 ‘골프망국’이란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로 숨진 고 윤장호 하사의 애도기간인 3.1절에 김장수 국방장관의 골프 자제 지시에도 불구하고 계룡대 군 골프장에서 군종장교 및 외부 인사들과 함께 두 팀으로 나눠 골프를 쳤던 김성일 공군참모총장이 21일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골프사건 말고도 공군기 추락 등 일련의 사고에 대한 문책으로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군 장성들이 여가로 골프를 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국방부와 3군은 골프장을 29곳이나 관리하고 있으며 기존 골프장을 확장하거나 몇 개 더 만들 예정이라 한다. 우리 군이 이런 골프장에서 맹훈을 하여 혹시 생길지 모를 세계 군인 골프선수권대회를 휩쓸려는 것일까? 하지만 우리는 “너무 빠지면 순식간에 인생을 망친다”는 말이 시퍼렇게 살아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