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조의 희말라야 여행기<5>
김필조의 희말라야 여행기<5>
  • 경기신문
  • 승인 2007.04.0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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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적 ‘카오스모스’의 도시-고행과 참선, 신비주의의 흰두 국가

▶ 외국인은 천민이야.

종교 마다 분파가 있는데, 교리해석에 따른 종파적 분리나 앞선 종교나 종파의 부패에 따른 분리와 같은 표면적인 이유 외에 나름의 계급적인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의 불교 역사에서 나타나는 교종과 선종은 교리와 참선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가진 자와 배운 자들을 통해 교종이 발전하고 하층민을 통해 고행, 참선의 선종이 발전했다. 하층민의 종교는 전통신앙(토템, 샤먼)과 결합하기도 하고, 도교의 주술과도 결합했다. 다른 종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슬람교는 시아파와 수니파로 크게 나누는데, 수니파는 교리 중심의 정통파이고 시아파는 고행, 참선, 신비주의를 뜻하는 수피즘(Sufism)을 통해 발전했다.

현재의 시아파는 동양의 문화가 반영되어 자이드파, 12이맘파, 이스마일파, 나자리파 등 다양한 분파로 나뉘고 있다. 카톨릭에서 개신교(위그노, 프로테스탄트, 칼뱅파)가 파생하던 데서도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힌두교에서는 상류사회에서 현세의 신인 비시누를 신봉하고, 하층민들은 주로 시바(내세, 파괴, 사멸)를 중심에 놓는다.

▲ 설인 예티의 발자국이란다. 땅을 파다 나온 것을 호텔 뒤뜰에 전시하고 있다.
가진 자들이 현실의 풍요가 지속되기를 기원하고, 가지지 못한 자들이 내세를 기대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경전에 3억 3천의 신이 등장한다는 힌두교는 전세의 덕이 현세를 보장하고, 현세의 충실이 내세에 반영된다고 믿는다. 현재에 충실해야 다음 세상에서 한 단계 높은 카스트로 태어난다는 믿음은 현실순응이 되게 한다. 공식적으론 폐지되었으나, 여전히 유지되는 힌두 사회의 계급제도는 기원전 1,500년경에 시작되었다.

서아시아의 아리아인이 인도를 침략하면서 정복자와 피정복자가 명확해졌다. 이후 바라문교(브라만교-이후 힌두교로 통합)가 완성되면서 브라만(바라문, 사제), 크샤트리아(무사), 바이샤(농민, 상인 등), 수드라(피정복민으로 이루어진 노예)의 네 바르나(카스트)로 나타났다. 네 카스트 밑에는 불가촉 천민이라 하는 하리잔(도살, 빨래, 청소 등)이 있다.

이 처럼 카스트(세부적으로 70개 이상의 카스트 군으로 나뉜다.)는 신분질서를 엄격히 규정한 종교적 뒷받침 위에 성립되었고, 힌두교 역시 카스트를 기반으로 유지되었다. 인도에는 마을 전체 여성이 대대로 창녀 일을 물리는 곳도 있다고 하고, 평생 빨래만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비-뭄바이에는 1천명이 동시에 빨래하는 도비가트가 있다)도 있어 카스트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외국인은 천민으로 인식된다는데, 정작 카스트를 느끼기는 쉽지 않다.

▶ 거울 없는 자동차

추석이다. 숙소에서는 송편도 준비하고, 제법 추석 흉내를 내었다. 묵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차례를 지내고 야크&예티 호텔 카지노엘 갔다. 함께 간 스님 따라 블랙잭이라는 걸 난생 처음 했는데 금세 6천루피(약 12만원)를 잃었다. 사실 카지노란 곳엘 처음 와 보는데 구경한 값을 한 셈이다.

▲ 어선 쵸크에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혼잡하다. 타멜거리 보다 훨씬 싸게 물건을 구하고 식사를 할 수 있다.
야크&예티 호텔의 이름인 야크는 고산에서 짐을 나르는 소를 말하는데,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소와는 달리 고산에서 사는 탓에 털이 길고 다리가 튼튼하다. 하지만 팔자 늘어진 소가 아니어서 평생 등골 빠지게 일을 한다.

예티는 상상 속 설인의 이름이다. 본 사람도 있다고는 하지만 호텔을 짓느라 땅을 파는 과정에 예티의 발자국으로 여겨지는 커다란 사람 발자국이 찍혀 있는 바위가 발굴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호텔 뒤뜰에 전시되어 있다.

네팔의 거리는 혼잡하고 쓰레기가 넘친다. 차들이 달리면서 먼지가 자욱하고, 매연도 심하다. 공항에서 처음 거리로 나왔을 때 차들의 경적 소리와 날리는 흙먼지, 쓰레기와 폐허 같던 겉모습에 마치 매립장에라도 와 있는 것 같았다.

거리를 마음대로 활보하는 소는 여기저기에서 질퍽거리는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대로에 드러누워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차들은 소형차인데, 모든 도로가 좁고 구불구불해서 큰 차가 다니기 힘든 때문이라고 한다.

카트만두의 차에는 후방거울이 없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유를 들어 보니 집에서 쓰려고 거울을 뜯어 가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인도에서는 집에 도착하면 후방거울을 떼서 갖고 들어가기도 한단다.

이 또한 보기 전엔 믿기 힘든 이야기다.

▲ 비스듬히 기울어진 집에 사람이 산다. 길가다 보면 넘어질까 봐 작대기로 받쳐둔 집도 더러 있다.
이유야 어떻든 거울이 없는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 옆과 뒤를 볼 수 없어 차선을 변경하거나 추월을 하면서 대신 경적으로 신호를 보낸다. 거리가 온통 자동차 경적 소리에 참을 수 없을 정도지만 이 곳 사람들은 이미 익숙해져 있다. 옆과 뒤를 보지 않고 어떻게 운전을 할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고, 과속과 추월, 차선 무시는 카레이서를 울림직하다. 신호등은 왕궁 근처나 덜발 마르그, 뉴로드 같은 대로에서 간간이 있을 뿐이다.

▶ 알아 두면 좋은 인사와 관습

고개는 옆으로 끄덕인다

모자를 사러갔을 때 한번 써 봐도 되냐고 했더니, 여인이 고개를 옆으로 까딱거렸다.

쓰지 말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그냥 구경만 했는데, 알고 보니 써 봐도 좋단 뜻이었다. 네팔에서는 긍정을 뜻할 때 우리처럼 앞뒤로 끄덕이지 않고 한쪽 옆으로 끄덕인다.

인사할 때는 ‘나마스떼’

인도, 네팔에서 보편적인 인사는 상대를 보면서 가슴 앞에 양손을 모아 “나마스떼”라고 하는 것이다. 나마스떼의 의미는 ‘내안의 신이 그대 안의 신에게 인사드립니다’라는 뜻이다.

티벳식 인사는 ‘타시델레’

▲ 우리 예쁘죠. 외모는 달라도 그저 같아 뵈는 소녀들이 손님맞이에 나왔다. 카스트로 구분되고 삶이 다르다는 것을 외국인은 느낄 수 없다.
티벳이나 티벳 불교도가 많은 에베레스트 산간, 보우더나트, 스와얌부나트 등 불교사원에서는 두 손을 모으고 ‘타시델레’라고 인사한다. 티벳식 인사인데 새해 인사로도 쓰이고 사람을 만났을 때도 쓰는데, 서로의 복을 기원하는 말이다. ‘복 많이 받으세요’에서 ‘안녕하세요’까지 두루 쓰이는 셈이다.

시계방향으로 돈다

절이나 불탑을 돌때에는 항상 시계방향으로 돌며 오른쪽 어깨가 대상을 향하게 하고, 산길에서 마니석(경전이 새겨진 바위) 옆을 지날 때에도 왼쪽으로 걷는다.

옴마니반메훔

타멜거리의 음반가게에서는 하루 종일 ‘옴마니반메훔’을 낭랑하게 음을 실어 외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지나다니면서 머릿속을 맑고 편안하게 해주는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에 온 뒤 인터넷에 뒤져보니 ‘연꽃 속 보석이여’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연꽃은 순결과 정직을 상징하고 보석은 자비를 상징하는데, 선행과 자비를 실천하며 살겠다는 고백의 외침이 ‘옴마니반메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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