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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객원 논설위원>

필자는 ‘황진만장(黃塵萬丈)’이란 용어를 1950년대에 지리 참고서에서 접했을 때 개념이 뚜렷이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리 교사는 중국의 북동쪽 성이나 만주에서 먼지가 바람에 날려 하늘을 온통 노란색으로 덮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 때 나는 이 말이 중국 사람들이 흔히 쓰는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 식의 과정어법이라고만 짐작했었다.

세월이 흐르고 보니 과연 중국은 황진만장의 고향이요, 황사의 주범임을 만천하에 드러내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황사의 위력을 실감케 하고 있다. 황사는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알라스카를 거쳐 미국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지난 1일 기상당국은 우리나라의 전역에 황사주의보를 내렸다. 사람들은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날엔 입마개를 하고 외출하거나 아예 밖에 나가지 않으려 한다. 각급 학교는 휴교령을 내리기도 한다. 비행기도 황사에 덥히면 동체가 부식되고 날개의 작동을 더디게 하여 위험에 노출된다. 항공사들은 황사를 뒤집어 쓴 비행기의 표면을 씻어내기 위해 한 번에 300만 원을 써야 한다.

올해는 유난히 덥고 대규모 황사도 여러 차례 엄습할 것이라고 중국 중앙기상대는 예보하고 있다. 그것은 네이멍구 중서부와 신장 남쪽, 닝샤, 간쑤에서 큰 황사와 거대한 바람을 동반한 모래폭풍(沙塵暴)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황사는 이런 일시적인 기상 이변에도 영향을 받지만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인한 사막의 증가, 산림의 황폐로 인한 공기정화 작용의 붕괴에 근본 원인을 두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황사는 이제 국제적 재앙을 수반하고 있다. 우선 황사 유발지인 중국을 비롯하여 한국과 일본이 국제적인 공조체제를 갖고 연구와 대책 수립에 부심해야 마땅하다. 산에 나무를 심고 수종을 개량하는 기술에 있어서 세계의 첨단을 달리는 우리나라의 산림청 전문가들은 중국과 협약을 맺어 황사의 진원지에서 산소를 풍부하게 공급할 수 있는 수종을 개발하고 광범위하게 재배하도록 도움을 줄 필요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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