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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최대 풍속이 17m/s 이상이며 폭풍우를 동반한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은 주로 북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하여 아시아 북동부로 불어와 인간과 자연을 강타하여 재앙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 바람은 중심에서 수십km 떨어진 곳을 쑥밭으로 만들면서도 중심은 원심력의 작용을 받는다. ‘태풍의 눈’이 비교적 고요한 까닭은 여기에 있다.

FTA 즉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이 2일 한국과 미국 대표들에 의해 마무리됐다. 농민들은 다 망했다고 한탄하고 있다. 한 서민은 1일 분신자살을 기도했다.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단식을 해온 민주노동당 간부들은 노 대통령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열린우리당의 주요 간부들도 억하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에 노대통령을 비판했던 보수성향의 언론들과 한나라당 간부들은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세부적으로는 손익이 갈라지는데도 무역을 개방하여 일정한 질서 속에 전체적으로 무역규모를 키우는 이 협정을 체결하려는 것은 국내의 모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빗장을 걸어두는 대신 그것을 열어 경쟁체제 속으로 들어가자는 것이다. 태풍을 맞더라도 피해자들을 돌보면서 광야로 나아가고, 심해로 항해하며 도전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일부 지식인은 진보와 개혁을 외치면서도 FTA에 관한 한 빗장을 걸려 한다. 양 진영간에 미국에 대한 애증(愛憎)의 골이 이렇게 멀고도 깊은가?

이은상이 시를 짓고 김동진이 작곡한 ‘가고파’는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라고 노래한다. 향수를 자극하는 그 쪽빛 내해(內海)는 노 대통령의 고향일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의 고향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바다를 벗어나야만 태평양을 건너고 5대양을 누빌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태풍이 휘몰아쳐도 그것을 이겨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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