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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객원 논설위원>

동양철학은 하늘과 관련된 천간(天干)을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 등 10개로, 땅과 관련된 지지(地支)를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등 12개로 삼는다. 이 학설은 지지의 자를 쥐, 축을 소, 인을 호랑이, 묘를 토끼, 진을 용, 사를 뱀, 오를 말, 미를 양, 신을 원숭이, 유를 닭, 술을 개, 해를 돼지로 보는 한편 지지를 시간에 대입하여 자시를 밤11시-새벽 1시로 보며 그 아래로 두 시간씩 배정한다.

이 학문은 어떤 사람이 천간과 지지를 종합하여 임신(壬申)년에 태어났다면 원숭이띠로 보며, 그가 태어난 시각이 새벽 3시부터 5시 사이라면 인시생(寅時生)이라고 부른다. 예컨대 원숭이띠는 다재다능하고 창의력이 있으며 사교적이요, 낙천적인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이 신시(申時)에 태어났다면 하루 중 가장 더운 오후 1시-3시인 미시(未時)를 막 넘긴 오후 3시-5시에 세상과 첫 인연을 맺은 셈이다. 어떻든 신시는 사람이 하루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시각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전국금융산업노조가 최근 각 은행노조 대표자회의를 통해 현재 오후 4시 30분에 마감하는 창구 업무를 오후 3시 30분으로 1시간 앞당기는 안건을 의결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창구 영업이 마감돼도 마무리 작업으로 퇴근시간은 오후 8시를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이므로 영업시간 단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방침은 한참 일을 열심히 해야 할 다수의 고객들을 은행으로 1시간 빨리 달려오도록 강요하는 이기적이며 편의주의인 발상을 반영하고 있다.

지금 은행 마감시각인 오후 4시 반이 너무 빠르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은 또 1시간을 앞당기려는 금융노조의 홈페이지(http://kfiu.inochong.org) 자유게시판에 노조의 처사를 비판하는 글을 홍수처럼 쏟아내고 있다. 다른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고 있는 은행원들이 서비스 정신을 제쳐놓고 편하게 근무하려는 자세를 국민이 순순히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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