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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넘치는 지역 축제를 보며

체계적 행사방식이 우선 주민단합, 관광객 유치 필요

 

4월은, ‘화풍(和風)이 잠깐 불어와 녹수(綠水)를 건너오니 청향(淸香)은 (술)잔에 지고 낙홍(落紅)은 옷에 진다’고 봄을 예찬한 정극인의 ‘상춘곡’이 구구절절이 절창임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현상도, 툭하면 불어오는 황사바람도 다 이겨내고 봄은 온세상을 꽃세상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각 지자체에서는 봄꽃들의 향연을 갖가지 지역 축제의 장으로 앞다투어 활용하고 있다.

봄꽃 축제의 으뜸은 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남 진해의 벚꽃 축제 ‘군항제’를 들 수 있겠으나,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에 질세라 ‘경포 벚꽃놀이’, ‘마이산 벚꽃 축제’, ‘인천대공원 벚꽃 축제’, ‘동학사 벚꽃 축제’, ‘구례 섬진강변 벚꽃 축제’ 등을 개최하고 있다. 어디 벚꽃만이 봄꽃이던가. ‘여수 영취산 진달래 축제’, ‘대금산 진달래 축제’, ‘치악산 복사꽃 축제’, ‘원미산 진달래 축제’, ‘군포 철쭉동산 축제’ 등의 다양한 봄꽃 축제가 10년 안팎의 역사를 자랑하며 각 지자체별로 행해지고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꽃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축제로는, 올해로 13회를 맞는 ‘한국고양꽃전시회’와, 올해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용인 봄꽃 축제’가 있다. 특히 ‘용인 봄꽃 축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립 자생식물원인 ‘한택식물원’과 지자체가 공동으로 기획한 행사라는 점에 눈길이 간다.

각 지자체들은 이밖에도 자기 지역의 특산물, 자연물, 인물 등을 테마로 내세워 갖가지 지역 축제들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 광주 도자기 축제, 이천 쌀문화 축제, 무주 반딧불이 축제, 영덕 대게 축제, 논산 딸기 축제, 성주 참외 축제, 금산 인삼 축제, 김해 바지락 축제, 강릉 오징어 축제, 광안리 어방 축제, 여수 거북선 축제, 아산 성웅이순신 축제, 남원 춘향제 등 일일이 예를 들기 힘들 정도다. 문화관광부가 집계한 2006년 전국시도별 지역 축제의 총계는 726개에 이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역 축제는 일차적으로 지역 주민들을 단합시키고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켜준다. 그리고 지역의 브랜드 및 관광상품을 개발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마다 자기 지역의 특성에 맞는 지역 축제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대도시 지역일수록 지역 축제의 수가 더 적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의 지역 축제 수가 모두 15개인 데 반해 강원도의 지역 축제 수는 117개나 된다.

이는 주민들간의 결속력이 강하고 지역 특성이 뚜렷한 농어촌 지역이나 중소도시에 비해, 개인주의가 발달해 있고 대중문화, 도시문화가 지배적인 대도시 지역 주민들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 오히려 이들 대도시 주민들은 타지역만의 차별화된 지역 축제를 찾아서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 축제가 단지 해당 지역 주민들간의 결속력 다지기 수준을 넘어 이들 대도시 지역 주민들을 관광객으로 적극 끌어들임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또 한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단지 지역별로 내세우는 특산물, 자연물, 인물만 다를뿐 축제 내용이나 진행방식에 이렇다 할 경쟁력, 차별성이 없다면 성공적인 지역 축제로 뿌리내리기는 힘들 것이다.

아직은 우리나라의 지역 축제 하면 부정적인 것들이 더 많이 떠오르는 게 현실이다. 축제를 하자는 건지 장사를 하자는 건지 모를 만큼 무질서한 야시장, 전국적인 유통망을 자랑하는 대형 할인매장에 가면 손쉽게 살 수 있는 물건을 그다지 저렴하지도 않은 가격에 팔고 있는 장터, 지역 축제마다 불려다니는 대중가수의 똑같은 공연, 미숙하거나 매끄럽지 못한 행사 진행, 꽉꽉 막히는 행사장까지의 차량행렬, 관람객의 참여나 체험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 주지 않는 행사 방식 등. 백화점식의 산만하고 잡다한 행사 모음 방식보다는 체계적이고 참여적인 테마 중심 방식으로 관람객에게 뚜렷한 체험과 추억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지역 축제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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