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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발칙한 도전으로 행복 충전

시민총행복지수를 높이자, 평생학습의 장- 세류3동 버드내풍물단·계명고등학교

‘우리가 그걸 어떻게 해?’ 수원시 세류3동 버드내 풍물단 상쇠를 맡고 있는 임운자(51·여)씨는 새로운 도전의 가장 큰 걸림돌은 ‘내가 어떻게’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라는 얘기다. 임씨도 지난 2004년 이전까지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아들 둘과 남편을 뒷바라지 하는 평범한 주부였다.

 

우연한 기회에 (사)경기국악교육문화원에서 운영하는 주민자치 풍물반에 참여해 지금은 풍물반에서 상쇄를 맡고 있을 정도로 실력도 늘었다.

버드내 풍물단 상쇠 임운자씨

임씨도 처음 풍물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내가 저걸 해낼 수 있을까’하는 염려 때문이다.

가족들의 권유도 있었지만 임씨가 용기를 낸 데는 삶의 의미를 재조명 해보고 싶다는 이유도 있었다.

설레임반 두려움반으로 지난 2004년 4월쯤 장구채를 처음 잡았을 땐 진짜 아무것도 몰랐다.

성격도 지금과는 달리 조용한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풍물놀이 공부로 인해 사람들 앞에 서게 되고 삶의 자세마저 임씨를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끔 바꿔 놓았다.

 

 

 

풍물단 활동 후 임씨는 세류3동 6통 통장을 맡을 정도로 적극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됐다.

40여명으로 구성된 세류3동버드내풍물단은 지난 2004년 봄 생겨났다. 평균나이 50대지만 사는 재미는 20대 부럽지 않다. 매주 한번씩 모여 연습을 하고 수원 화성문화제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수원시의 웬만한 행사에는 빠짐 없이 참여하는 일원이 되는가 하면 지역 주민들을 위해 경로잔치도 하고 각종 행사에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기도 했다.

한때 TV 등에서 밸리 댄스를 하는 노인들을 부러움의 눈길로 바라보던 임씨지만 이젠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임씨로 탈바꿈했다.

이같은 움직임들은 수원시가 평생교육 학습도시로 발돋음 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

지난 2005년 9월 평생학습 도시로 선정된 수원시는 평생학습팀을 운영하면서 주민들의 자아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대학진학 꿈 김태희 할머니

평생학습은 사회활동을 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정규학업에서도 이루어진다.

60대 시골 할머니. 50대 주부. 40대 개척교회 목회자. 공통점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이들이 가진 목표는 단하나. 젊은 시절 못다한 학업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흔히 말하는 만학도다.

용인 백암리에 사는 김태희(64) 할머니는 학업을 위해 매일 같이 1시간30여분 걸리는 등교 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 할머니는 매일 같이 새벽 5시30분쯤 일어나 집안 청소 등을 간단히 하고 1시간여 정도 학과 공부를 한다. 보통 저녁에 공부하기 마련이지만 새벽 시간이 공부가 잘 된다는 자신만이 가진 노하우다.

8시쯤이 다돼서 집을 나서면 버스를 타고 수원 계명고등학교까지 1시간30여분 걸린다. 여기서 김 할머니는 손자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다.

올해 처음 뒤늦은 공부에 문을 두드린 김 할머니는 이제 두달째 수업을 받고 있다. 늦깍이라 일반 학생들에 비해 바쁜 수업일정을 소화해 낸다.

소위말하는 학생들의 방학이 김 할머니 같은 늦깍이 학생들에게는 그리 길지 않다. 1년 2학기 수업을 1년 3학기 수업으로 이끌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사위뻘 되는 선생님에게 그저 김 할머니는 학생일 뿐이다. 못다한 공부를 마치고 대학 진학의 ‘꿈’을 키워나가는 김 할머니는 그야말로 평생학습도시 수원의 수혜자다.

 

 

아들 도움에 공부 윤명현 주부

수원에서 한 남편의 부인이자 아들 둘의 어머니인 윤명현(52) 주부는 평범한 동네 아줌마다.

뒤늦은 공부에다 이해력이 떨어져 공부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윤씨는 아들과 남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에 들어선 윤씨는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을 치뤘다.

등·하교길을 같이 해주는 남편과 모르는 수학문제를 같이 공부해가며 풀어주고 설명해주는 아들들이 있어 윤씨는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윤씨는 “들어도 들어도 자꾸 까먹는 자신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며 “하지만 아들들과 남편이 많이 후원해줘 ‘가족애’라는 점을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목회만큼 학업열중 박정희씨

성남에서 목회일을 하는 박정희(45·여)씨.

개척교회 목회자인 박씨의 학업열은 남다르다.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어릴적 어려운 가정 환경 탓에 중학교 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한 박씨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 입학 자격을 얻었다.

신학원을 통해 목회자 길을 걷게 된 박씨는 어려운 가정 환경으로 인해 공부를 그만두는 학생들이 못내 안쓰럽다.

그로 인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고 그런 학생들을 위해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게 목표다.

야학도 좋고 정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도 좋다. 어찌됐건 학생들에게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게 뒤늦은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다.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늦깍이 학생들이 모인 자리는 수원시 장안구 계명고등학교.

늦깍이 학생들은 주간반, 야간반으로 나뉘어 2년 6학기 수업을 받는다. 졸업하면 정규 고등학교 졸업장도 주어진다. 등교시간은 오전 10시. 하루 40분 5교시 수업을 마친 뒤 하교하는 시스템이다. 일반 학생들은 오전 수업을 마치고 본인의 의지에 따른 개별적인 공부를 한다.

최근에는 이 학교만의 특성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학생들도 많다. 지난해의 경우 160명 모집에 120여명이 지원하는 등 학교 인기가 날로 커지고 있다.

그야말로 평생학습이 키워지는 요람이다.

배우지 못한 恨 만학 기쁨 선사
평생학습의 場 계명고등학교 이달순 교장


 

-학생들 연령층이 다양한 학교인데.

▲ 그렇다. 계명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연령이 다양하다. 2년제와 3년제 두가지 방법으로 학생들을 지도한다.

2년재 학생들은 소위 말하는 만학도들이다. 학업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마련됐으며 학교에서도 이 학생들을 위해 여러모로 신경을 쓰고 있다.

3년재 학생들은 일반학생들이다. 일반학생들 중에서도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학교다.

-특성화된 학생 양성 방법이 있다면.

▲ 특수한 학교인 만큼 학생들이 학교에 재미를 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게 급선무다. 정규 수업 외에 학생들이 해보고 싶은 것 들을 자신이 알아보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한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여행하고 싶은 곳을 찾아보고 공부할 수 있는 계기를 심어주고 있다. 학생들은 미국이나 중국, 유럽 등 자신이 가 보고 싶은 곳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익힌다.

언어는 물론이고 생활습관, 지리 등 모든 것을 익혀 나중에 학생들이 가보게 할 작정이다. 학생들에게는 폭발적인 반응이다.

-평생학습이란 개념을 정의한다면.

▲ 평생학습은 멀리있지 않다. 바로 우리 이웃들도 평생학습 대상자에 해당한다.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 사회에서 따로 공부를 하지않는 가. 그것 조차도 평생학습의 일환이다.

우리학교의 경우 만학도들이 있다. 이들이 과거 배우지 못한 한을 우리학교에서 풀고 나아가 대학 진학의 꿈도 키우고 있다.

배운다는 것. 그게 자아실현의 계기가 되고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학습이고 나이와 사회 위치를 떠나 배운다는게 평생학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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