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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객원 논설위원>

18세기 영국의 소설가 다니엘 디포는 로빈슨 크루소라는 소설을 썼다. 소설 이름인 동시에 주인공인 로빈슨 크루소는 항해에 나섰다가 배가 부서져 홀로 무인도에 갇히지만 곡식을 재배하고, 염소를 길러 고기와 양젖을 짜는 한편 다른 섬에서 상륙한 식인종의 포로 프라이데이를 구출하여 충실한 하인으로 삼고, 그 섬에 기착한 영국의 반란선을 진압하여 선장을 구한 인연으로 28년 만에 귀국한다.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란 뜻의 무인도는 흔히 암흑의 천지는 아니지만 바다로 막힌 외로운 섬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기에 절대왕조시대에 권력자들은 범죄자 가운데 목숨을 끊거나 심한 고문에 처할 만큼 중대한 죄를 짓지는 않았지만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죄인을 감옥에 가두는 대신 사방이 막힌 깊은 산속이나 무인도에 귀양보냈다. 항해 수단이 통제된 사회에서 죄인으로서 섬에 갇힌 사람은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무인도가 최근에 재테크 수단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2005년부터 여수시 소라면 일대 바다와 가까운 임야 6필지 6천400평을 매입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도 무인도를 포함해 모두 8필지 1만9천여 평을 사들였다. 올해 4월 16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 4km 떨어진 하의면 후광리에 있는 무인도인 간암도는 41명의 원매자가 참여해 감정가의 5.6배인 3억3천만 원에 낙찰됐다. 경매시장에 나온 무인도마다 원매자들이 몰리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우리나라의 섬 3천167개 중 84%인 2천675개가 무인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단기 차익이 없더라도 긴 안목을 가진 부동산 투자자나 웰빙 선호가들은 경치가 빼어난 무인도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무인도는 경치가 아름다워도 사람이 살기 어렵고 교통이 끊긴 곳이 대부분이란 점이다. 만일 지각에 변동이 오면 무인도는 번화가로 변할 수도, 바다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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