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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가정의 달’ 소외 이웃에 관심 갖자

국제결혼 이민자 가족 한국사회 적응 어려워
타민족 문화 이해심과 만남의 시간 가졌으면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추운 겨울을 잘 견디고 돋아나는 새싹들의 연녹색과 다양한 빛깔의 꽃망울들이 잘 어우러져 밝고 고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하여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남남인 두사람이 만나 서로 아끼고 배려하며 자녀도 낳아 기르는 가족이라는 집단은 새싹을 돋우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것과 같은 계절의 순환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인생공동체라 하겠다. 그래서 단순히 어린이날에는 자녀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가고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선물을 사드리는 것으로 가족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가정의 달’을 맞아 다시 한번 가족의 의미와 가족관계에 대해 뒤돌아보고, 어떻게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다가갈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금년 ‘가정의 달’에는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이웃의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웃에는 부모가 없이 조부모와 손자녀가 함께 사는 조손가족, 이혼ㆍ사별 등으로 부모중 한명만 있는 한부모가족, 또 아예 아빠도 없이 아이를 낳아 기르는 미혼모 가족, 그리고 낯선 한국땅으로 결혼을 통해 이민 온 국제결혼 이민자가족 등 참으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들 가족의 부족한 부분들을 국가의 정책적 지원에만 맡기기보다는 이웃의 가족들이 채워줄 수 있다면 진정한 이웃공동체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이번 ‘가정의 달’에는 국제결혼 이민자가족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2006년도 국제결혼은 전체 결혼건수의 11.9%(3만9천690건)에 달하는데 이는 2000년의 3.7%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특히 경기도에는 국제결혼한 가족의 1/4정도가 살고 있는데, 2006년 4월 현재 국제결혼 이민자 가족의 수는 2만1천307가구에 달하고 있다.

그런데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민 온 외국인들의 대다수가 문화적 차이, 언어장벽, 사회적 편견 등으로 한국사회 적응에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들의 1/3정도는 한국인들이 결혼이민자와 그 가족을 차별한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한다. 물론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차별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결혼이민자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고 과장되어 생각하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차별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사실 그 자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처방안들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 소위 ‘Melting Pot‘이라 불리는 미국사회는 각 나라에서 이민 온 다양한 인종들이 혼합되어 종교, 문화 등 모든 다양한 가치를 녹여 미국적인 것으로 만들며, 바로 이것이 세계 최강국의 밑걸음이 된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버지니아공대 사건과 같은 소외된 이민자 2세의 극단적인 비극을 막지 못했다는데, 아직도 단일민족을 내세우며 순혈주의를 강조하고 한국적인 것만을 고수하는 우리사회 또한 결혼이민자들이 암암리에 받을 수 있는 문화적 충격과 소외는 생각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특히 현재는 이민자 수용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국제결혼가족의 자녀들이 대부분 미취학 상태이지만, 어린 자녀들이 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우리사회의 풍토에 비추어 볼 때 다양한 형태의 차별과 소외감을 경험하게 되리라는 것은 쉽게 예견할 수 있다.

이제 우리사회가 좀더 심각히 고민하고 추진해야 할 과제는 다양한 문화권으로부터의 국제결혼 이민자들을 어떻게 끌어안고, 소외당하지 않으면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나갈 것인가인데, 그들에게 한국민이 될 것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이번 ‘가정의 달’에는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내가 먼저 그들에게 손을 내미는 운동이 일었으면 한다. 주변에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결혼이민자가족이 있다면 그들과 자연스럽게 한국어, 한국음식, 한국노래에 익숙해 질 수 있도록 만남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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