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 만남이 현실 속 시민문화 길라잡이로…
사이버 공간 만남이 현실 속 시민문화 길라잡이로…
  • 김동섭 기자
  • 승인 2007.05.0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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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총행복지수를 높이자 - 카페 ‘정왕동 사는 이야기’

커뮤니티란 인터넷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진 공동체를 말한다. 취미 친목 종교 직업등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온라인에서 모여 자신들의 목표를 추구한다.

시간과 거리를 뛰어넘은 가상 공간에서의 동호회 활동. 이 커뮤니티가 ‘시민의 행복지수’를 끌어 올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정왕동 사는 이야기’가 그 대표적 커뮤니티이다. 지난 해 11월 포털 다음의 카페에서 조촐하게 시작한 ‘작은 모임’이 채 반년이 안된 현재 회원수가 1천600여명으로 늘어나 기염을 토하고 있다.

어느 누구의 강요도 권유도 아닌 말그대로 입소문으로 내 지역의 조그마한 관심을 가진 정왕동 사람들이 자생적으로 참여해 ‘시민 문화’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행복한 삶터’ 파수꾼

카페 ‘정왕동 사는 이야기’는 올 초 동원아파트 앞 삼거리 부근의 가스충전소 사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세인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몇몇 3,40대 문제의식 강한 젊은 직장인들로 촉발된 이 사안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시 행정의 잘못을 적나라하게 지적하자 결국 허가 신청인이 자진 취하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정왕동 사는 이야기’측은 ‘민원이 들끓기 때문’에 ‘한 발 물러선 것’에 불과하다며 보다 확실한 구속력을 갖기 위한 제동 장치를 준비중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시흥시는 지난 2003년 배모씨가 정왕동 1773번지에 주유소를 짓겠다는 허가 신청을 반려했다. 배모씨의 즉각 행정소송에 따라 시흥시는 패소하자 아예 그 땅을 도시관리계획지구로 지정,어떤 건축행위도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배씨는 재소송을 걸었으나 이번엔 시흥시가 승소했다. 사유 재산권 행사보단 공공의 목적이 크다는 이유였다.

배씨가 고법에 항소하자 항소심 재판부는 조정권고안을 내렸으나 시흥시가 불수용했다. 그런데 얼마 후 재판부가 조정 재권고를 내리자 시흥시가 입장을 바꿔 덜컥 받아들인 것이었다.

이때가 바로 지난 해 7월 이연수 시흥시장이 취임 직후였고 시흥시는 그 땅을 ‘도시계획재정비’에 포함시켜 해제를 추진키로하자 배씨는 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올 2월,시흥시는 돌연 그 땅을 도시관리계획에서 제외시켰다.

바로 여기서 석연치 않은 ‘행정의 특혜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시흥시가 도시계획재정비가 아닌 ‘개별’ 도시계획변경결정으로 추진한 것으로 법원의 조정 권고안과는 다른 독단적 행위였다.

재정비 땐 이 부지가 현재 개발중인 ‘군자매립지’ ‘시화 MTV사업’ ‘오이도 철강단지’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립’등과 긴밀히 연계돼 해제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자 시흥시가 앞서 제외시켜 특혜 조치를 내린 것.

바로 이 대목에 ‘정왕동 사는 이야기’측이 촉각을 곤두세운 것이다.

가뜩이나 통행량이 많은데다 최근 주변의 엄청난 개발 여건에 따라 입체 교차로 설치가 불가피한데 이 충전소가 들어설 땐 이 부지 매입과 영업 손실 보상등 막대한 혈세를 불보듯 뻔한 것이었다.

게다가 교차로 인근에 가스충전소의 진출입로 설치로 인한 교통체증 유발도 엄청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

‘정왕동 사는 이야기’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힘을 합쳐 ‘도시계획시설 변경 결정 무효확인 소송’과 ‘가처분신청’을 통해 ‘독단 행정‘의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다.

이 카페 윤종호 우수회원(46)은 “배씨는 민원에 밀려 단지 후퇴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민변의 지원으로 시흥시 10여개 시민단체와 함께 금명간 행정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왕동 사는 이야기’의 불법 현수막 철거와 전단지 수거도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의 활동이다.

‘정왕동을 아끼고 그 가치를 높여 1등 도시를 만든다’는 카페 설립 취지대로 환경 공해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실천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시흥시 주택과와 민관합동으로 보름에 한 번 씩 불법 현수막 철거와 퇴폐 전단지 수거에 나서는가 하면 좀처럼 줄지않는 음란 전단지에 대해서는 업주 파악을 위해 경찰에 고발하고 있다.

자고 나면 아파트와 주택가에 수북히 쌓이는 이 퇴폐 윤락을 조장하는 불법 유인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음은 물론이다.

관청의 부족한 일손을 돕고, 민간이 나서 쉴 새 없이 감시 고발을 펼치다보니 상당한 개선 효과를 거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애환과 고충도 적잖은데 대체로 ‘법의 맹점’에서 비롯된다.

실례로 불법 현수막을 떼면 또 붙이고,다시 떼면 또 붙이는 숨바꼭질 극성을 부려도 또다시 떼는 방법외는 딱히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속상하고 열 받아도 현수막을 칼로 찢거나 가위로 자르는 행위는 절대 안된다.

현행법상 행정대집행은 오로지 지자체의 몫이고 법법자의 사유 재산과 인권도 중시하는 현행 법체계 때문이다.

최덕수 회원은 이를 ‘사마리안 법’에 비유해 눈길을 끈다.

‘착한 사마리안법의 정신이 폭넓게 적용되는 법개정이 이루어져 올바른 정의실천이 인정받는 세상이 하루빨리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세상에서는 불법 현수막 문제도 조금더 쉽게 해결되어지고 이런 논란도 없을텐데 말이죠... 저는 불법 현수막 문제앞에 법과 윤리,그리고 정의 실천 사이의 괴리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소신을 지켜나가시는 이 모든분들이 착한 사마리아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라고 이해를 구했다.

이같은 시행착오와 논란 속에 근래에는 보다 강력하고 세련되면서도 적법한 불법 현수막 수거 작전을 펼쳐 눈길은 끈다.

이른바 ‘제 3자 철거 행위’이다.

▲ 현장에서 현장 상황을 담당 국과계장에게 보고한 후에 현장 조치하거나 ▲ 지휘가 곤란할 땐 철거는 하되 훼손하지 않고 풀어 놓은 것 ▲ 아예 현수막을 훼손하고 손해배상 해주고 난 뒤 주인을 형사고발 조치해 과태료 300만원을 물게하는 것이다.

이 조치를 실행하고 나서 정왕동 일대 불법 현수막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을 정도로 대폭 감소했다.

‘정왕동 사는 이야기’는 모토는 ‘지역 가치 향상’이다.

내 집 앞의 환경과 조경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신경써서 ‘업 그레이드’하자는 것이다.

몇 몇 사람의 발상이 카페를 만들었고 이 카페가 커뮤니티가 돼 ‘공감의 장’ ‘동감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NGO도 아닌 그냥 ‘비빌 언덕’을 위해 만든 작은 통로가 엄청난 ‘시민의 힘’으로 증폭되고 안착해가고 있다.

☞ 카페 운영자 박진수(가명)씨 인터뷰
주민 개개인의 ‘고민 나눔터’


“정왕동 서민들의 응어리진 애환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카페입니다”

카페 5명의 운영자중 한 사람인 박진수(가명)씨는 “카페의 성격을 ‘고민 나눔터’로 생각하는게 가장 어울린다”면서 “개개인의 이야기를 털어 놓다보니 자연스레 지역 현안까지 챙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스충전소 건축 허가 사건을 전면 백지화한 것은 이 카페의 최대 쾌거”라면서 “아직 진행형이지만 잘못된시정에 대해 일침을 가한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현안에 대해 교육문제를 언급, “정왕동의 중학생들의 경우 상당히 우수한 인재가 많은 데도 안산 안양등 외지로 유출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회원들이 앞장서 정왕동 지역의 고교로 진학하도록 적극 유도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 방침에 대해 묻자 “카페를 연방이라 보고 개별 아파트를 지자체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면서 “아파트별 의견을 모아서 각 아파트단지 별로 번개를 갖고 이 합의된 아파트별 사안을 카페에 올려놓아 중지를 모으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 착한 사마리안 법이란

‘착한 사마리안법’은 윤리와 법이 접목된 규범으로, 성경에 등장하는 사마리아인의 얘기에서 나온 말이다. 한 사람이 사막에 쓰러져 있었다. 제사장과 레위인이 그 를 봤지만, 도와주면 자신에게 해가 될까봐 그냥 지나갔다. 하지 만 사마리안은 쓰러진 사람을 구조했다. 이때 제사장과 레위인을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 정왕동은-시흥 반월공단 배후도시

정왕동은 시흥시 서남쪽의 공업, 교육, 경제의 중심 도시이자 시화반월 공단의 배후 도시이다.

정왕동은 본동,1,2,3,4동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전체 5만8천821세대이며 인구는 15만2천739명이다.

이중 아파트는 3만2천세대에 이른다.

지난 1989년 시흥시 발족으로 정왕동으로 독립됐으며 이후 5개동의 자치동으로 분동됐다.

최근 서해안 시대 개발과 맞물려 오이도 월곶 관광지가 부각하고 대규모 철강단지,시화MTV사업,군자매립지,시화호 조력발전소 건립등이 본격 이뤄지면서 인구가 급증하는 추세이다.

반면 교통 체증과 환경 공해가 심해져 정왕동 주민들의 쾌적한 삶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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