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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불교의 〈부모 은중경(父母 恩重經)〉은 “어떤 사람이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업고 오른쪽 어깨에는 어머니를 업고 살가죽이 닳아 뼈가 드러나고 뼈가 닳아서 골수(骨髓)가 드러나도록 수미산을 백천 번을 돈다하더라도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갚을 수가 없다”고 설파한다. 자식이 부모님을 업고 높고 깊은 수미산을 돌고 돌아 뼈와 골수가 드러날 만큼 효도를 한다 해도 그 은혜를 못 갚는다는 비유는 참으로 경건하고 무서운 느낌마저 준다.

유교의 〈한시외전(韓詩外傳)〉도 “나뭇잎이 조용하고자 하지만 바람이 그치지 않고, 부모님을 모시려하지만 기다려주시지 않는다”고 탄식한다. 나뭇잎은 나요 바람은 세파다. 사는 동안 세파에 시달리며 고통을 받는 존재가 인간이다. 자녀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효도하려한들 부모님이 이미 돌아가신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연로한 부모님은 언제 어떻게 세상을 떠나실지 모른다. 효도를 미루다가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이 하루라도 살아 계시기를 바라며 가슴 치는 자식들의 아픔을 이 시는 전한다.

5월 8일은 어버이날, 즉 자녀들이 어버이 즉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효도하는 날이다. 이 날은 본래 1956년 어머니날로 제정됐었다. 그러나 이 날은 어머니들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못 보던 아버지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하자는 여론에 따라 1973년 어버이날로 이름이 바뀌었다. 자녀들이 이날 어버이들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즐겁게 모시는 풍속은 어느 정도 정착된 셈이다.

그러나 오늘날 복잡한 이 세상에서 적지 않은 어버이들은 평상시에 자녀들에게 봉양이나 효도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요즘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늙도록 속을 썩이지만 않았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평균 수명의 증가와 함께 늘어난 우리나라의 노인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스스로 노후대책을 세우고, 돈이 부족하면 부부끼리 검소하게 해로하며, 이도 저도 없으면 자족 또는 자학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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