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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인성교육에 심혈을 기울이자

남을 배려하는 아름다운풍경
사람됨됨이 우선으로 해야

 

요즈음 우리 주위엔 눈을 크게 뜨고 둘러보면, 의외로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갖가지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산등성이며, 연녹색 어린잎을 마음껏 뽐내는 가로수 길이며, 유채꽃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들판이며, 청 보리밭이 바람결에 넘실대는 모습 등등…

마음의 여유를 갖고 주위를 살펴보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풍경들을 접하고는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며 오월은 역시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행복을 안겨주는 달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들이 때론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아 올봄은 더욱 더 아름답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봄을 훌쩍 뛰어 넘은 날씨는 긴팔이 무색할 정도로 꽤나 더운 열기를 내뿜어대는 오후였다. 시 교육청 출장 관계로 차를 타고 가던 중, 동인천역을 지나 배다리 근처에서 신호에 걸려 서 있을 때였다.

작은 사거리지만 경사가 좀 있는 길이었는데 70세는 훨씬 넘어 보이는 노인 한분이 손수레에 폐휴지 박스를 잔뜩 싣고 비탈진 길을 끙끙대며 올라오려고 애를 쓰시는 것이 무척이나 안스러웠다. 경사가 좀 있는 곳이라 좀처럼 손수레가 움직이지를 않아 쩔쩔매고 계시자, 건널목에 서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던 아주 젊은 경찰관이 달려가 뒤에서 힘껏 밀어 손수레를 움직이도록 도와드리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어서 얼른 휴대폰을 열어 두 장면을 찍었으나 아쉽게도 거리가 좀 있어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노인은 영문도 모른 체 손수레를 앞에서 끌고 비탈길을 오른 후 경찰관을 보더니 코가 땅에 닿도록 연신 절을 하며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것이었다.

경찰관은 떨어진 폐휴지까지 주워 다 손수레에 실어 드리고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본연의 임무에 임하는 모습을 뒤로 하며 차를 달려 출장지로 가는 내내 좀 전에 펼쳐진 전혀 의도성이 없는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와 보인 아름다운 풍경은 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흔히 ‘경찰’ 하면 모두가 거부반응을 보이며 잘못을 하지 않았어도 지나다 눈에 경찰관이 뜨이기만 해도 결코 달갑지 않은 존재로 인식되어 있는 실정에서 나이도 젊은 경찰관이 이날 보인 선행은 정말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귀감이 되는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옛날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어른이 앉기 전에는 먼저 앉지도 않고 식사 시 수저도 먼저 들거나 놓지 않았으며 짐을 들어 드린다거나, 동네 어른들께도 꼭꼭 인사드리고 어른의 말에는 절대 복종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살았는데, 오늘날은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의 경향이 남보다는 먼저 나부터 챙기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보다는 내 위주로 모든 것을 생각하고 해결하려 들고 있는 것을 종종 접할 때는 여간 마음이 씁쓸하지 않다.

얼마 전에도 모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여교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있는 가하면 담임교사가 수업 중 떠들어서 벌을 주었더니 교장실로 찾아가서 교장 선생님께 담임선생님이 폭력을 써 억울하다고 일러바치는 사례까지 발생하는 것을 보면 세상이 변해도 정말 많이 변했음을 실감하며 교단생활에 회의를 느끼게 한다.

우리 현실이 이렇게 변화 된 데는 하루가 다르게 시시각각으로 급변하는 시대 흐름의 영향도 있겠지만 우리 어른들과 교육현장에서 지식전달에 급급한 나머지 보다 체계적인 인성교육에 좀 더 충실하지 못한 나를 비롯한 교사들의 책임이 더 크지 않나 잠시 반성 해 본다.

옛날 우리 부모님들이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며 나보다 이웃을 생각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교육을 강조해 왔듯이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 너 나 할 것 없이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가 함께 호흡을 같이하여 어렸을 때부터 사람 됨됨이를 우선으로 하는 인성교육에 심혈을 기울여나간다면 우리 사회는 더 한층 밝아지고 경찰관이 우리에게 보여 준 것과 같은 아름다운 풍경들이 곳곳에서 넘쳐나는 살맛나는 세상이 되리라 확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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