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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땅의 진정한 가치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창조주께서 천지를 창조했다고 구약성경은 가르친다. 원시공산사회에서 인간은 자기 것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인간은 하늘과 인간 자신을 사고 팔수는 없지만 땅을 사고 팔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땅의 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다. 거의 모든 재벌은 사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땅을 사두었다가 그 값이 폭등하자 떼돈을 벌었다. 부동산 투기꾼들도 각종 개발 정보를 미리 입수해 땅을 사고팔아 시세차익을 남겼다.

건설교통부는 국민의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국.공유지를 포함한 전국의 토지 2천913만여 필지에 대한 올해 개별 공시지가를 5월 31일 공시했다. 올해 공시지가는 총액기준으로 작년보다 평균 11.6% 올랐다. 최고는 서울 충무로 1가의 한 커피전문점으로 평당 1억9천600만원, 최저는 전남 완도군 노화읍의 임야로 평당 237원이다. 과천시와 인천 남동구, 용인 수지구, 서울 용산구, 인천 서구 등 수도권의 공시지가가 많이 올랐다. 땅은 공시지가가 오른 만큼 주인에게 많은 세금을 지우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산을 증식하는 효자 노릇을 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상위 1%인 50만 명이 사유지의 57%를 소유하고 있으며, 전체 가구의 40%인 715만 가구는 땅이 한 평도 없다. 진보적 학자와 정치인들은 개인의 토지의 소유권을 기본적으로는 인정하지만 그 소유와 처분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적절히 제한하는 토지공개념의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땅을 만드신 창조주는 일부 인간이 땅을 탐욕스럽게 차지하고 지역에 따라 땅값이 미쳐 날뛰는 현상을 어떻게 보실까?

올해 2월 27일 기독교인 327명은 부동산 투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물론, 땅 투기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시장 친화적 토지공개념' 개헌운동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이 던진 화두는 조용히 울리고 있다. 땅의 가장 진정한 가치는 많은 인간에게 쉴 터전과 일용할 양식을 제공하는 데 있다. 땅은 이런 용도로 남아있을 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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