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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아세안을 주목해야 한다

한·아세안 FTA 체결 우리 기업들 큰기회 제공
단순 소비시장 인식떠나 동반자적 관계 유도해야

 

지난 6월 1일부터 발효된 한·아세안(ASEAN) 자유무역협정은 연초부터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가려 그 가치가 절하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FTA 체결국간 교역비중이 그동안 3.5%에 불과했었으나, 아세안과의 FTA 체결로 11%에 접어드는 것을 생각하면 아세안과의 FTA는 실로 우리나라의 FTA 시대를 여는 것이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아세안이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sociation of South-East Nation)의 약어로 인도네시아·말레이지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 10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국제기구이다. 아세안은 총 인구 약 5억명으로 미국, 중국, 일본, EU와 더불어 한국의 5대 교역시장 중의 하나이다.

중국은 2005년 7월부터 아세안과 상품부문 FTA가 발효되었고, 일본은 아세안 국가인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와 FTA를 체결하였으며 태국과도 서명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한국과 아세안과의 FTA발효는 때늦은 감까지 들며 최근 한·미 FTA타결의 성과에 가려져 그 진가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아세안 시장을 놓고 한·중·일이 어차피 패권을 다퉈야 하며 일본만 해도 자동차, 철강, 전기·전자제품의 수출에서 이미 경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의 중요성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아세안시장의 풍부한 노동력과 한국과의 지리적 근접성을 활용해 중국으로 편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기업의 투자 진출로 위한 대체시장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최근 중국의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까지 발달되고 인건비는 상승하며 한국기업의 투자유치에 대한 열기가 식어가고 있음을 고려할 때 아세안은 중국을 대체할 훌륭한 생산기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세안은 한국이 가지지 못한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고, 이의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여지도 많이 남아 있다. 생산기지이자 생산 원자재 조달의 중요한 원천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는, 아세안이 연간 7~8%의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어 한국 상품의 주요한 소비시장으로 부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 아세안 수출은 반도체 등 공산품을 중심으로 2005년에 14.2%가 증가했고, 2006년에도 16.9%가 증가한 321억 달러를 기록했다. 즉, 아세안은 한국에게 있어 생산기지이자 소비시장이라는 다면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아세안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역사적·문화적 관점이다. 아세안 국가중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은 화교상권이 자리 잡고 있는 국가로서 중국과 문화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태국은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의 맹주인 베트남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물론 베트남전쟁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역사적 관계가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다행히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이 스스로 전쟁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요청에 의해 전쟁에 개입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중국을 싫어하고 일본은 잘 믿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어 친한국 국가로 만들기 더욱 용이하다.

특히 2002년 월드컵과 최근 한류의 영향은 베트남이 한국으로 동경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한국문화와의 유사성으로 한국을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CLMV(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국가들을 생산기지이자 소비시장으로 활용하고, 기존의 아세안 6 국가는 CLMV국가를 교두보로 하여 고부가가치 공산품 및 문화상품, 지식서비스 시장으로 선점하는 전략을 구사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아세안 FTA는 우리 기업들에게 큰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 잇따라 타결되거나 협상 중에 있는 FTA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존에 체결한 FTA라는 시스템을 잘 활용해 우리기업의 해외진출을 도와줘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는 개별기업 뿐만 아니라 정부나 단체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며, 아세안을 단순한 생산기자나 소비시장으로서 인식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려울 때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형다운 모습을 보여줘 상업적인 관계가 아니라 정치·문화적 동반자적 관계로 유도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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