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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情이 키워가는 농촌 브랜드

‘농촌 살리기’ 공감대 확산
적극적인 농촌사랑 참여를

 

요즈음 농촌에 삶의 터전을 꾸리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한미 FTA로 농촌의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귀농을 희망하는 인구는 해마다 늘고 있는 실정.

지난 1996년부터 2005년까지 약 2만여가구가 농촌으로 이주했고, 외환 위기 당시 다소 줄어들었지만 2002년부터는 다시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이와 더불어 몇 년 전부터 바람이 일고 있는 전원주택 사업들도 또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농촌으로의 이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사업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좋은 증표이다.

전원주택사업들의 활발한 움직임 속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리라.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이유는 메마른 도시 생활보다 풀벌레 소리 들리는 자연과 어울려 살면서 오순도순 이웃과 정담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는 서양과 같은 논리적 사회라기보다는 정서적 감성이 중요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오늘날과 같은 합리적인 요구가 많아지는 사회 속에서 정감이 앞서는 지연, 학연, 혈연 등은 부조리의 대명사처럼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전통적인 덕목이라 할 수 있는 ‘정감’을 주제로 광고를 하는 기업의 상품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것을 보면 역시 ‘정감’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층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볼 수 있는 매우 역설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결국, 오늘날과 같은 문명이 발달하고 논리가 중요한 변수가 되는 사회생활이 강화될수록 사람들은 더욱 과거와 같은 정감을 목말라하고 그리워하기에 농촌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 농촌을 둘러싼 환경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농촌은 마음의 고향이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이 주는 풍성함과 아늑함 속에 훈훈한 인정이 살아 숨 쉬고, 할머니의 손자 사랑이 묻어나는 흐뭇한 웃음이 있는 곳이 우리 농촌의 모습이다.

어느 한 집의 경조사는 곧 마을의 경조사였다. 모두가 일손이었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했다. 가난하지만 사람의 체온을 느끼면서 사는 건강함이 있는 곳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30여 년 동안 개발 만능주의 시대를 살면서 뒤를 볼 사이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와 함께 우리의 고향인 농촌도 많이 변했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던 우리의 따뜻한 정감도 많이 잊혀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깨달음은 변화의 시작이리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시몬 쿠즈네츠(Simon Kuznets)는 “농업·농촌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농촌을 살리자는 공감대가 확산 되고 있는 지금, “情이 키워가는 농촌 브랜드”에 일반시민들의 적극적인 농촌사랑 참여가 요구된다.

농촌을 되살리자는 구호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여러 가지 시책과 정책들이 농촌과 농업인을 위하여 펼쳐지고 있다.

기업이나 기관들이 농촌과 연결해 서로 상부상조하는 ‘1사 1촌’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와 함께 농촌진흥청에서도 한미FTA체결 이후 더욱 어려워진 농업·농촌을 살리기 위한 여러 가지 농촌진흥사업들을 추진하고, 그 실효성도 하나하나 증명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이나 사업들을 실행함에 있어 그 중심의 가장 중요한 브랜드는 ‘정감’이 아닌가 싶다.

우리들의 마음속 깊이 갇혀 있는 사람 사이의 정감으로 농촌을 되살릴 수 있다고 본다.

이해득실에 따른 관계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따뜻한 관계를 우리 농촌에서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농촌이 사람을 구할 수 있다. 저마다의 사정으로 떠난 농촌, 이제는 다시 돌아오고 싶은 사람이 돌아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농촌은 우리가 지금껏 잊고 살았던 ‘情’을 심는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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