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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대중음악의 세계적인 별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우리나라에 와서 23일, 24일 올핌픽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했다. 1980년 미국 뉴욕의 스테이튼 섬에서 태어나 19살에 솔로 1집 앨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로 데뷔한 그녀는 폭발적인 가창력, 빼어난 미모, 그리고 역동적인 춤 솜씨로 미국은 물론 세계의 젊은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녀는 미국 그래미 어워드만도 3번 받을 정도로 노래 실력을 공인받고 있다.

입술엔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금발을 휘날리며 흰 자켓에 흰 바지를 입은 채 무대에 오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체조경기장에서 날씬하고 앙증맞은 체조의 요정들이 1988년 올림픽 경기에서 스포츠팬들의 눈길을 고요히 끌었던 모습과는 아주 대조적으로 경쾌한 춤을 곁들여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고음을 쏟아냄으로써 같은 경기장을 감동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그녀는 첫날 '에인트 노 아더 맨', '홧 어 걸 원츠', '더티', '캔디 맨' 등 히트곡을 부른 데 이어 둘째 날 1만5천여 팬들 앞에서 앙코르곡인 '뷰티풀'을 부르던 중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다만 옥의 티라 할까.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공연 예정시각을 첫째 날엔 1시간 19분, 둘째 날엔 1시간 10분이나 늦췄다. 성질이 급한 팬들은 “집으로 돌아가라!"(Go home!)고 외치기도 했다. 그녀와 메니저, 그리고 공연 주최측은 지각의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크리스티나도 무대에서 단순히 ‘미안합니다’(Sorry)란 말만 되뇌었다. 그녀가 임신 3개월이어서 예민했을 것이란 소문만 떠돌았다. “처녀가 애를 배도 할 말이 있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긴 하지만 결혼한 그녀가 어찌 할 말이 없겠는가.

크리스티나 아킬레라가 둘째 날 마지막 곡 ‘파이터’를 카리스마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열창한 후 무대에서 한국식으로 큰 절을 올리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때 치솟았던 감동의 물결은 긴 여운을 남기며 잔잔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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