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창룡문]국방백서와 방위백서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한국군의 한 장군이 1970년에 일본 방위청(현 방위성)을 비공식으로 방문해 일본 자위대 소속 간부들과 대담하는 자리에서 “자위대의 가장 큰 고민은 주적(主敵)이 없다는 점이다”란 말을 들었다. “일본은 소련, 중공, 북한 중 어느 나라도 주적으로 삼을 수 없기에 작전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이 일본 간부가 토로한 고충의 핵심이었다. 한국군 장군은 "그 순간 크게 깨달은 바 있다"고 고백한다.

한국 국방부가 2005년 ‘국방백서’에서 북한에 대한 ‘주적(主敵)’ 개념을 삭제해버린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 방위성은 동북아 안보의 위중함을 이유로 방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2005년 방위백서부터 우리나라의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로 표기하는 등 나름으로 매우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방위 개념을 정립하고 있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7월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강연에서 "북한은 지난달 27일 첨단(advanced)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으며 이는 한국군과 한국 국민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고 지적한 건만 해도 한국 국방백서는 2001년판 이후 그 위협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방위백서는 최근에 나온 2007년판에서 북한이 일본은 물론 잠재적으로는 알래스카 일부와 호주의 북단 등 동아시아 전역을 사거리로 두기 위해 미사일 체제를 개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가능한 한 조속히 MD,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정치인들이야 평화를 강조하고 대화를 예찬하면 원리적인 면에서 인기를 얻는다. 이와는 달리 군인들은 만일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하며, 일단 전쟁이 나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 그런데 우리 군의 관계자는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해도 ‘통상적 훈련’이라고 옹호해주는 판이다. 게다가 우리 군은 ‘주적’ 개념을 없앴으니 전쟁이 나면 허공을 향해 총을 쏠 것인가….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