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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영어마을 교육교역 황금알로 키워야

한국 교육교역 만년 적자국
영어마을 전문가 경영 필요

 

최근 경기도의회는 영어마을의 위탁운영 등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 중이라고 한다. 영어마을의 효과와 역할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즉 효율에 앞선 공익의 효과를 어느 선까지 용인하느냐가 관건인 듯 싶다. 자고로 교육은 자국민을 위한 순수한 투자로 여겨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할 때에 이것은 국가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대단히 장기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교육학, 사회학, 경제학 등에서 인적자본(human capital) 육성에 관한 기존의 주장들도 대부분 교육을 국가발전에 필요한 하나의 자원, 즉 비용이 들어가는 투입요소로서 취급한다. 또 교육은 사회나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손익개념 없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으로 인식되어 왔다.

교육은 이제 막연한 투자대상에서 국가경제에 중요한 서비스산업으로서의 기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유학 및 원격교육(distance learning)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교육은 각 나라들이 자신들의 몫을 키우려고 국제시장에서 경합을 벌이는 중요한 ‘교역재(交易材)’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200만명 이상의 유학생이 있으며 유학시장의 규모는 3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는 나라들에서 교육은 매우 중요한 수입원으로서 국가경제에 직접 기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1999년 교육산업은 호주에서는 국내 총생산의 5.5%, 영국에서는 국내 총생산의 5.6%를 기여했다. 싱가포르는 일찍부터 교육을 국가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주요 서비스 산업으로 여기고 이미 동남아 교육허브(Hub)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더욱 강화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교육 교역에서 수입만 할 뿐 수출은 거의 하지 못하는 만년 적자국이다. 2005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숫자는 2만2천500여명이었던 데 반해 국외 한국인 유학생 숫자는 8.5배가 넘는 19만2천명에 달했고 유학수지 적자는 7조원 정도까지 달했다. 유학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 성장율을 0.7-0.8% 정도 낮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 것이다. 이에 더하여, ‘기러기 가족’으로 대변되는 낮아만 가고 있는 유학생들의 나이와 그에 따른 가족구조의 변화는 경제적 문제 뿐만 아니라 많은 사회적 문제까지 야기하고 있다.

도민의 혈세를 절약하기 위해 영어마을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민간위탁을 추진하려는 경기도의 생각은 지극히 당연하다. 아울러 교육을 산업으로 보지 말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논리도 또한 틀리지 않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은 영어마을에서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수익을 늘리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 기업체 임직원, 대학생, 해외연수희망 초·중등생 등 영어교육 수요는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을 위한 양질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운영한다면 외화의 낭비도 없어지고 영어마을의 수익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의 교육 수요까지 받아들인다면 영어마을이 밑 빠진 독이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영어마을이 이런 변신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경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프로그램 개발, 양질저비용의 강사확보, 효율적인 홍보,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장기전략 수립 등을 통해 영어마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민간 국제교육전문기관을 선정해 운영을 맡기고 도에서는 최소한의 행정지원을 해주면 될 것이다.

다행히도 영어마을은 공교육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는데 규제가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이제 우리도 교육을 반드시 재원투자가 수반되는 사업으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돈도 벌 수 있는 하나의 서비스 산업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영어마을이 흑자가 나고 여기서 나온 돈으로 제2의 교육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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