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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사각형 모양 종이의 한 쪽 끝을 비틀어 다른 쪽과 이어 붙일 경우 안과 바깥이 구별되지 않고 한 면으로 된 모형을 ‘뫼비우스의 띠’라 한다. 이 띠를 따라가는 생물은 안팎이 같은 곳을 한없이 돌아도 끝을 찾을 수 없다. 독일 수학자 뫼비우스가 1858년 이것을 발견하여 자신의 이름을 붙인 이 띠의 현상을 이혹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세상에 상정한 세계의 수학자들은 고심해왔다.

드디어 영국 런던대학교 비선형역학 전문가 게르트 반 데르 하이덴과 유진 스타로스틴으로 구성된 연구진이 뫼비우스 띠의 형성 원리를 밝혀냈다고 AFP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그들에 의하면 뫼비우스의 띠의 신비는 ‘에너지 밀도 차이’에 의해 이뤄진다. ‘에너지 밀도’는 띠를 한 번 접음으로써 억제되는 띠 안에 축적된 탄력에너지를 뜻한다. 뫼비우스 띠에서 구부러진 곳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평평한 곳은 에너지 밀도가 낮다. 에너지 밀도가 띠와 더불어 이동하며 형태의 변형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한국의 소설가 조세희는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란 주제의 연작소설로 ‘뫼비우스의 띠’를 쓴 바 있다. 이 소설은 수학 교사가 우화를 통한 질문과 뫼비우스의 띠라는 수학적 개념 제시하고 아파트 재개발로 살고 있는 집을 헐값에 빼앗기고 복수를 준비하는 앉은뱅이와 꼽추를 등장시킨다. 그들은 귀가하는 부동산업자의 차를 막고 그를 묶은 후 돈을 빼앗은 다음 그를 차에 태워 불을 질러 잔인하게 살해한다. 수학 교사는 ‘뫼비우스의 띠’를 상기하며 탈출구가 없는 도시 빈민층의 삶을 부각시켜 지식과 관념의 양면성을 암시한다.

과연 뫼비우스의 띠가 ‘에너지 밀도의 차이’에서 형성됐든 어떻든 인간은 고저(高低)와 빈부(貧富), 장단(長短)과 심천(深淺)이 어우러진 이 우주에서 사물과 현상의 상대성을 인식하고 모든 것을 포용하며, 매순간 그리고 어떤 곳에서든지 삶을 관조하며 그 내용을 풍성하게 채우다가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는 순간에 그 운명의 띠를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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