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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객원 논설위원>

대학사회는 교수들의 논문 수준을 통해 실력을 검증하는 장치가 있다. 지난 해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황우석 교수가 가짜 논문으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비극은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픈 영웅 심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그러나 동국대학교 조교수로 임용된 신정아씨가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실이 없는데도 받은 것처럼 행세하고 그밖에 여러 가지 속임수를 쓴 행위는 파렴치한 범죄에 속한다.

신정아 파문 이래 학위를 위조 사례가 속속 불거지고 있다. 방송을 타고 유명한 여성 영어강사로 통해온 이지영씨가 영국의 대학교 학위를 사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교육청과 경찰은 유명 대학교를 졸업했다고 신고한 주요 학원 강사들을 대상으로 하여 학위 위조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일류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수강생들이 크게 몰리는 서울 강남교육청과 송파교육청 관내 학원 강사 3천여 명은 면밀한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학원 강사들은 짧은 시간에 유창한 언변으로 요령 있게 강의하는 것으로 정평이 있다. 그들은 공교육을 비웃듯이 학생들을 끌어 모아 머리에 쏙 집어넣는 강의를 하고 한 달에 수천 만 원에서 수억 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능시험 과목과 논술을 지도하는 이른바 족집게 강사들이 서울대학교는커녕 전문대학의 문턱도 밟지 못한 고졸 출신으로 밝혀져 수강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한다.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은 초등학교에 3개월 다닌 것이 학력의 전부였다. 그러나 어머니로부터 교육을 받은 그는 신문팔이, 과자팔이 등을 거쳐 연구에 몰두한 끝에 위대한 발명왕이 되었다. 필자가 아는 학원 강사도 지방의 평범한 대학교 출신이지만 국내의 어느 유명 대학을 졸업한 강사보다 실력이 뛰어나다. 학원 강사는 학문을 연마하는 학자가 아니라 해당 과목을 통달하고 수험 요령을 전수하는 길잡이다. 학력 또는 속임수가 아닌 실력으로 경쟁하는 사회가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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