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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잠 못 이루는 밤

이태호 <객원 논설위원>

지루하게 계속되는 아프간 인질석방 교섭이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배형규 목사가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래 국민은 TV의 밤 9시 종합뉴스와 그 이후의 속보가 뇌리에 박혀 잠을 못 드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억울하게 억류돼 언제 살해될지 몰라 전전긍긍할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열흘 이상 깊은 잠을 자지 못했을 것이 틀림없다. 폭력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사람들이 선량한 인간들을 이렇게 학대하면서도 종교를 내세우고 정의를 외치는 것은 아이러니다.

또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세계 4강의 신화를 창조했던 한국 축구가 헛발질을 계속하면서 국민을 실망시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력 이상으로 선전했던 한국 축구는 보다 높게 업그레이드하기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담을 진데다가 축구를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요, 경쟁관계에 있는 나라들이 더 열심히 노력하면 우리는 상대적으로 하향곡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아시안컵에서 졸전을 벌인 한국 축구경기를 밤에 시청한 많은 국민이 아쉬움으로 잠을 설쳤다.

이와 같은 굵직한 뉴스에 둔감한 사람들일지라도 낮에는 펄펄 끓는 태양이 이글거리고 밤에도 기온이 섭씨 25도로 올라가는 날이면 잠을 설치고 낮에 하품을 하며 피곤해한다. 사람들이 낮에는 폭염에 시달리고 밤에도 잠을 못 이루면 짜증의 뇌관을 스스로 터뜨려 불필요한 언쟁에 휘말리거나 홧김에 술을 마시면 열이 올라 잠을 더욱 더 잘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덥다고 아무 데서나 옷을 벗고 누워 있는 사람들은 보기에 민망하다.

의사들은 우유, 치즈, 상추, 쑥갓, 양파, 둥굴레, 두충 등은 잠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특히 상추 속에 들어 있는 락투신 성분은 최면 및 진통효과가 있어 신경을 안정시키고 졸음을 유발한다. 둥굴레차와 두충차는 중추신경계의 진정작용이 뛰어나 숙면 유도의 효과가 있다. 종교인들은 잠이 안 오면 기도를 하거나 고요히 묵상을 할 것을 권장한다. 이것은 잠의 촉진책이라기보다는 잠의 대체효과 유발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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