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창룡문]벼락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땅과 구름 사이에 전기가 통하는 현상인 벼락은 생물체에는 대단히 위험하다. 주로 여름철에 나타나는 적란운이 벼락을 내리는 뇌운이다. 뇌운은 대개 꼭대기 쪽은 양전하(+), 바닥은 음전하(-)를 띠고 있다. 그런데 전기는 늘 양전하와 음전하 사이를 흐르려고 한다. 이 때 번개를 수반한 벼락은 흔히 가까운 거리에 있는 뾰족한 탑이나 나무, 건물 꼭대기로 친다. 인간도 곧게 서있으면 벼락이 떨어지기 쉬운 물체일 뿐이다.

사람들은 돌풍이 불고 번개가 치기 시작하면 벼락을 피하는 수칙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명한 방법은 곧게 솟았거나 바위틈에 위태롭게 걸쳐있는 또 다른 바위, 큰 나무, 등산용 지팡이를 멀리 둔 채 낮은 곳에 포복하든가 굴속으로 들어가는 것 등이다. 만용의 자세는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처럼 번개와 벼락이 치는데도 바위틈으로 기어오르거나, 술에 취해 큰 나무 그늘에서 잠을 자거나, 등산용 지팡이로 하늘을 향해 삿대질 하는 것 등이다.

일요일인 29일 낮 빗줄기가 오락가락했는데도 많은 등산객들이 북한산에 올랐다. 점심시간 무렵 여러 봉우리 가운데 날카롭기 그지없는 용출봉과 용혈봉으로 검은 구름을 찢으며 번개를 동반한 벼락이 갑자기 떨어졌다. 순식간에 5만 암페어의 위력을 지닌 벼락은 쇠줄을 잡고 오르내리던 등산객들을 먼저 공격하여 온몸에 전기를 흐르게 함으로써 4명이 죽고 4명이 다쳤다. 같은 시각 수락산에도 벼락이 쳐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사람의 운명은 알 수가 없다. 벼락은 1975년 아프리카의 짐바브웨의 한 오두막에 쳐서 평화롭게 잠자던 21명을 몰살 시켰다. 그러나 벼락은 미국의 삼림 감시원 로이 설리번씨에게 7번이나 쳤지만 목숨을 뺏어가지 못했다. 신(神)이 죄 많은 인간들에게 앙화를 암시하기 위해 보내는 신호일 수도 있고 “하필 재수 없게…”라는 푸념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벼락은 무서운 존재다. 말이 씨가 될지 모르니 비록 악한에게라도 “벼락 맞아 죽을 X”이란 저주는 퍼붓지 말자.








COVER STORY